삼성 갤럭시A 사용기

2010. 5. 19. 08:39안드로이드 개발

삼성 갤럭시A를 개발용 디바이스로 사용하게 되었다. 출시되기 전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던 제품이라 그닥 기대하지 않았던 폰이었다. 몇시간 계속 써본 소감은 "안드로이드를 채용한 삼성의 스마트폰"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옴니아2가 Windows Mobile이라는 운영체제 때문에 욕을 많이 먹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몇가지 불편한 점을 감수한다면 그리 나쁜 스마트폰이라는 생각은 들지 안았었다. 그런면에서 갤럭시A의 경우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 2.1이 Windows Mobile 6.1보다는 모바일 환경에 잘 맞게 설계되어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적으로 큰 무리가 없고, 옴니아2부터 시작된 일종의 "패밀리룩"이 되어버린 외형 역시 무난한 디자인이다.


옴니아2와 갤럭시A를 나란히 놓고 보니 표준 하드웨어에 운영체제만 바꿔 넣은 듯한 느낌이다. 밝고 선명한 AMOLED LCD는 약간 침침한 느낌의 모토로이보다는 분명히 낫다. 삼성에서 직접 안드로이드 UI 부분을 손댔다고는 하나 약간 커스터마이징이 되어 있는 것 이외에는 기본 UI와 큰 차이가 없는 편이다. HTC 디자이어처럼 전혀 색다른 스타일의 UI를 제공할 것이 아니라면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본인이 뭐든 공장출고시 나온 그대로 사용하는 사용자라서 그럴지도) UI 자체에서 눈에 띄는 차이라고는 메인 메뉴가 안드로이드 디폴트 방식이 아니라 아이폰이나 옴니아2에서 사용된 방식이라는 점 정도뿐이다.

삼성 애니콜 사이트에서 USB 드라이버를 다운받아서 설치한 다음, PC에 연결을 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짧다고 생각되었던 모토로이의 USB 연결 케이블의 길이보다더 훨씬 짧은 USB 케이블을 제공해주었다는 것이다. 사용하고 있는 PC의 USB 단자가 케이스 위쪽에 배치되어 있다보니 케이블이 짧으면 대롱대롱 매달리는 형태가 되어버린다. 모토로이까는 그닥 참을만 했지만, 갤럭시A는 좀 심하다는 느낌이다. 얼마나 원가가 절감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왕이면 여유있는 길이의 USB 케이블을 제공해주면 안되겠니.


욕먹을 것을 감수하고 출시전에 예정되었던 CPU보다 낮은 클럭수의 CPU를 채용하면서까지 내장 메모리를 늘린 것은 한편으로는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아이폰과 같은 터치감" 따위에 목숨을 걸기보다는 사용시에 편리함을 생각한다면 갤럭시A의 여유로운 내장 메모리 용량은 만족스럽다. (물론 모토로이와 비교를 했을 경우에만) 모토로이의 경우에는 출시 초기부터 호되게 신고식을 치뤘던 것처럼 내장 메모리의 용량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불편함이나 문제가 분명히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전화 걸기, 메시지 송수신 어플리케이션은 약간의 차이만 있고, 갤럭시A 만의 다양한 내장 어플리케이션은 생각보다 많이 제공되지는 않는다. (하청받은 수많은 업체들이 아직까지도 어플리케이션들을 완성하지 못한 상태인지) 약간의 삼성 위젯 정도가 추가되었고, 특징적인 어플리케이션은 눈에 띄지 않는다. 갤럭시A는 전면 카메라가 있는 관계로 "거울"과 같은 위젯이 제공되고 있다.

개발 관점에서 보면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용한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의외였던 부분은 모토로이의 해상도(854x480)과 갤럭시A의 해상도(800x480) 차이가 생각보다는 큰 차이였다는 정도이다.

그나마 가장 유력한 "아이폰의 대항마"라고 불리는 안드로이드폰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사실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나 안드로이드를 채용하여 출시된 스마트폰들 역시 품질 면에서는 어느 정도 안정성과 편리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이상의 것을 노리기에는 지극히 평범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계속 들 뿐이다. 좋은 품질을 가진 제품은 세상에 수도 없이 많지만 그것들 역시 모두 성공하지 못했던 것처럼,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이나 화려한 하드웨어 스펙에 의존하여 물량 공세만 펼치기보다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왜 성공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삼성에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7인치 타블렛을 선보일 것이다"... 이런 것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