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동차 이야기 - 경이로운 경험의 푸조 208 시승기

2014. 5. 15. 20:00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사실 "푸조"라는 브랜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인터넷을 통해 접한 것이 전부였다. 활발하게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브랜드도 아니고, 주변에서 푸조 차량을 소유한 오너가 거의 없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장인어른의 골프를 판매했던 폭스바겐 딜러분이 원래 근무하던 "푸조"로 다시 스카웃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겸사겸사 일산 킨텍스 부근의 푸조 매장을 찾게되었다. 신형 308은 다음달이나 되어야 출시가 되기 때문에, 어떤 목적을 가진 방문이라기보다는 인사차 놀러 방문한 셈이었다. 그리고 말로만 들었던 MCP 변속기의 특성에 대해서 직접 체험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지하 주차장에서 살펴본 508SW. 이 정도 레벨의 웨건이 4300만원대라니 그야말로 사기 캐릭터다. 1.6 엔진으로 이정도 사이즈의 차량을 커버하는 것도 그야말로 문화적인 충격이다. 천장 전체가 거의 유리로 되어있어서 일반적인 파노라마 선루프의 개방감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느낌을 선사한다. 국산 중형차나 국산 준대형차를 사면서 그렇게들 외치는 "패밀리세단"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줄 수 있는 차량이라고 생각된다.


아무 계획없이 시승을 해보게 된 208의 모습. 소형급이기는 하지만 폴로보다는 크고, 골프 사이즈만해 보였다. 생애 첫차로 구입하기에 적합한 성능과 연비, 안정성을 갖춘 차량이다. 고속 안정성이나 브레이킹 능력이 발군이고, 작은 핸들을 이용하여 고속에서 급격한 차선 변경을 해도 차체가 휘청거리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MCP 변속기는 많이 개선된 버전이라 그런지 저속에서의 다소 이질감을 감안하고, 급격하게 엑셀을 밟지 않는 운전 습관만 들이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많은 외제차에 적용된 스탑&고 기능보다 한세대 더 진화된 스탑&고 시스템이 적용되었다는데, 차가 완전히 정차한 다음에 시동이 꺼지는 것이 아니라 정차하기 전부터 시동이 꺼지는 것과 좀더 부드럽게 다시 시동이 걸리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전방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시야가 탁트여서 운전이 쉬웠고, 차량 내부의 버튼들이 최소화 되어 있고 대부분의 기능을 터치 스크린을 이용해서 처리하는 것도 신선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아날로그 방식의 버튼이 이러한 디지털 방식보다 좀더 안전한 장치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리고 급격한 유턴 시에는 골프 등의 독일차량에 비해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하는 것처럼 정지상태에서 핸들을 모두 돌리고 엑셀을 밟으면서 급격하게 유턴을 한 것이 아닌데도 타이어가 약간 비명을 질렀다.


5천만원대의 308cc 하드탑 컨버터블. 푸조의 하드탑 컨버터블하면 예전에 단종된 207cc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높은 등급에도 하드탑 컨버터블 라인업이 있다고 한다. 알고보니 푸조의 하드탑 컨버터블의 역사가 꽤 오래된 듯하다. 다만 본인이라면 가격차이가 얼마나지 않기 때문에 308cc 대신 벤츠의 하드탑 로드스터인 SLK200 (6천만원대)를 선택할 것 같다.


그동안 온라인상으로만 접했던 "푸조"라는 브랜드의 제품을 직접 만지고 운전을 해보니, 막연히 생각했던 "그저 디자인만 조금 이쁜(!?) 차"가 아니라 독일차 못지 않게 기본기가 탄탄하면서도 자신들만의 철학을 적절하게 여기저기에 적용한 실용적인 차라는 것을 느껴볼 수 있었다. 게다가 푸조 기본 정책이 매장 하나당 정비센터 한 곳이 매칭되어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다른 외제차 브랜드와 달리 별도의 예약 없이 방문하여 정비가 가능하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마치 현기차의 공인서비스센터와 같은 개념이지 않은가)


게다가 3008의 휀다 부분이나 308의 트렁크 일부 부분 등은 철판이 아니라 강화 프라스틱 같은 것으로 되어 있어서 경미한 접촉 사고가 발생했을 때, 판금이나 교체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딜러분이 갑자기 3008의 휀다를 세게 눌렀을 때는, 초보 시절 EF소나타의 휀더를 몇번 해먹었던 경험이 있던터라 상당히 깜짝 놀랐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상당히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것 같은데 왜 다른 브랜드에서는 적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슬슬 아버지께 7세대 골프를 사드리려고 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데, 며칠전에 시승했던 신형 "미니 쿠퍼S"나 다음달에 출시되는 신형 "308"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당분간은 행복한 고민을 해야할 듯하다. 게다가 그저 방문만 했을 뿐인데도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푸조 골프백"을 선물해주신 "조성수대리님" 정말 감사합니다. 때마침 10년 정도 되어 수명이 다한 골프백을 바꿔야하는 타이밍이었는데, 덕분에 해결했습니다. ^_^;;;


여러분도 "푸조"라는 브랜드를 인터넷만으로 읽어보지만 말고, 직접 매장을 방문하고 차량을 시승해보면서 푸조가 가지는 매력을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