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캠핑 이야기 - 가족들과의 2014년도 난지캠핑장 두번째 캠핑 #13

2014. 7. 1. 18:07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이제 난지캠핑장은 부모님을 모시고 캠핑을 하는 장소로 자주 이용하게 되었다. 지난달에도 이미 부모님, 우리 가족, 동생 가족등 9명의 인원이 캠핑을 했었다. 이번 캠핑에는 딸내미의 예원 입시 준비로 인해 집사람과 딸내미가 빠지게 되었고, 아들내미도 자신의 플랜을 수행하기 위해 외가집으로 쳐들어간 상태라 본의 아니게 부모님과 여유로운(!?) 캠핑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지난 달과 달리 별도의 행사를 하지 않는 덕에 예전과 같이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괜찮은 주차 공간을 찾아서 주차할 수 있었다. 여전히 선착순 입장인 피크닉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일찍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외국인들도 많이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보니 피크닉 장소의 여기저기서 외국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파티를 열면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아마도 이곳이 외국인들에게도 인기있는 피크닉 장소로 자리매김을 한 듯하다.


우리 가족이 선호하는 개수대 바로 근처 자리에서 아버님과 함께 타프를 치고 장비를 세팅했다. 비가 올줄 알았는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고 바람이 많이 불어줘서 낮에도 그리 덥지 않게 지낼 수 있었다. 점심때쯤 동생 가족도 도착해서 식사를 마치고 근처 수영장으로 놀러 갔다. 본인은 아직도 장가를 못간 홀아비 코스튬을 하면서 부모님과 베이스 캠프에서 여유로운 오후를 보냈다. 오후 4시부터는 슬슬 더치 오븐을 꺼내서 등갈비 요리를 시작할 준비를 했다. 대충 시즈닝을 하고 등갈비를 넣고 1시간 20분 정도 요리를 했다. (약 50분정도 되었을 때 뒤집어주어야 함) 등갈비 요리가 끝날때에 맞춰서 10년 가까이 쓰고 있는 바비큐그릴에서는 삼겹살과 새우, 소시지 등을 숯불로 구웠다.


실컷 배터지게 맛있는 저녁을 먹으면서 준비해간 칠레산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마시니 더이상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조카녀석이 아버님께 졸라서 산 연을 날렸는데, 바람이 워낙 많이 분 덕분에 꽤나 높이 올라가서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 그러자 주위에서 우리처럼 연을 날리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더니 얼마간 연날리기 대회가 열린 듯했다. 9시쯤 되었을 때는 맥주를 마시며 미리 준비해간 영화를 부모님과 감상하면서 밤늦은 시간을 즐겼다. 당연히 이때를 위해 아껴둔 장작을 태우면서 분위기도 살렸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캠핑이었지만, 역시나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우리 사이트 바로 오른쪽 자리에 오후 늦게 두명의 남여가 도착해서 사이트를 구축했는데, 장비가 모두 새것인것을 보아하니 캠핑을 이제 시작한 입문자들인 듯했다. 저녁에 친구들이 놀어와서 술자리를 가지는 듯한 것까지는 좋은데, 밤새도록 음악을 크게 틀고 놀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지금껏 난지캠핑장을 이용하면서 다소 시끄러운 소음에는 익숙해졌지만, 이처럼 밤새 음악을 크게 틀고 떠드는 것은 처음 보았다. 다행이 본인은 시끄러워도 잘 자는 타입이라 상관이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 더 신기 했다. 부모님이 주무시는 텐트쪽에도 이런 친구들이 있었지만, 어머님께서 이야기 해서 껐다고 하는데, 본인이 자는 사이트 옆은 새벽 5~6시까지 무척이나 시끄러웠다. 밤새 시끄럽게 놀다가 한시간 정도 자는 듯하더니 일찍 철수해서 가버렸다. 참으로 희안한 광경이었다. 밤새 음악을 시끄럽게 틀지말라고 방송을 했다고 하는데 (물론 본인은 그조차도 못듣고 잤음) 방송만 할게 아니라 직접 가서 처리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캠핑을 즐기는 것은 좋지만, 그 따위로 즐기려면 니네 집 앞마당에서나 해라.

그런 앞마당조차 없으면 네 방 안에서나 시끄럽게 음악틀고 술 처먹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