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1 런칭행사 참관기

2015. 6. 20. 21:19기타/까칠한 나숑의 이야기

페이스북으로 아우디 A1 런칭 행사를 19일(금요일) 저녁에​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TT 로드스터를 구입할 때 인연이 되었던 이승우주임님께 혹시 입장권을 구할 수 있는지 문의를 했다. 며칠후 티켓을 구했다는 연락이 왔고, 애들을 장모님께 맡기고 모처럼 집사람과 외출을 했다. 금요일 저녁의 도산사거리에 위치한 "쿤스트할레"에서 행사가 진행되기에, 엄청나게 막힐 것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아우디 서초 위본모터스 매장에다가 양해를 얻어 E클래스를 주차해놓고 요즘 자주 애용하는 "카카오택시" 앱을 이용하여 콜택시를 타고 행사 장소로 향했다. 역시나 엄청나게 막혀서 7시 조금 넘어서 행사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행사장 입구에서 약간의 이슈가 있기는 했지만, 주최측 담당자들의 배려로 무사히 행사장으로 입성했다. 원래 본인은 운전을 해야해서 제공되는 술은 안마시려했지만, 맛있게 생긴 에일 맥주를 제공하는 탓에 대리기사를 부르기로 하고 마음껏 마셨다. 1인당 생수 2병, 맥주 2잔, 칵테일 2잔을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이 제공되었고, 다양한 먹을거리를 계속 제공해주는 것을 보니 이전에 다른 메이커에서 진행했던 런칭 행사들보다 더 신경썼음을 알 수 있었다. 행사장 1층은 꽤나 붐볐지만 3층이나 4층에는 앉아서 쉴 공간도 충분해서 좋았다.


드레스 코드는 레드와 블랙이라고 했지만, 역시나 그다지들 신경쓰고 온 것 같지는 않다. 대부분 블랙 일색이었다.


레고와 아우디 A1이 어떤 인연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2층에 전시된 레고 스타워즈는 충분히 눈길을 끌만한 장식 소품이었다. 2층 한쪽에서는 네일케어 서비스와 헝겊으로 만든 아우디 A1이 그려진 가방에 색칠하는 이벤트도 진행되었다. 3층엔 A1과 사진 찍는 곳과 앱을 설치하면 도장 찍어주는 곳이, 4층에는 DJ가 음악을 틀어주면서 칵테일과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장소가 제공되었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불편함을 못느꼈으니 이 정도면 준비도 잘했고, 운영도 매끄럽게 잘했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인 물관리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나름 신경쓴듯한 젊은 처자들이 대거 투입(!?)되었다. 행사를 같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냥 뻣뻣하게 왔다갔다 할뿐이라서, 솔직히 그다지 효과는 없었다고 본다. 행사장에 들어온 사람들 중 일부는 나름 즐기기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것 같은데, 런칭행사라는 한계 때문인지 생각보다 분위기가 달아오르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러한 스타일의 행사로 만들려고 노력한 주최측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4층 라운지에서는 흥겨운 비트의 시끄러운 음악을 들으며 집사람과 큰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매일 애들 뒤바라지 때문에 치여서 사는 집사람 입장에서는 모처럼 홀가분하게 강남 나들이를 한 셈이라, 일부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제공되는 맥주와 칵테일은 맛이 좋아서 분위기를 즐기기엔 딱 좋았다. 이전에 갔던 모 메이커의 행사 때는 음식에 인색해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번 행사는 작정을 하고 투자를 한 듯 행사 시간 내내 음식이 제공되는 부분도 마음에 든다.


신차 런칭행사에 가면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은 듯한 전자팔찌(!?) 입장권 역할을 하면서 행사 진행 상황에 따라 색깔이 바뀌면서 분위기를 업시키는데 한몫을 한다.


행사와 상관없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집사람과 실컷 먹고 마시다가 1층으로 내려가서 A1을 살펴 보았다. 붐비는 사람들 때문에 자세히 살필 수는 없었지만, 딱 "미니"나 "골프" 급이라고 생각된다. 튀는 이미지로는 미니 스타일이고, 활용도는 골프 수준이라고 보인다. 사이즈가 딱 TT 로드스터급이라서 부담없이 몰고다니기엔 딱 좋아보인다. 다음에 시간되면 A1의 시승도 해봐야 겠다. 검정색보다는 빨간색 A1이 훨씬 나아 보였다.


차좀 찍을려고 하면 이것저것 살펴보는 사람들이 찍혀서, 차를 제대로 찍는 것은 불가했다. 특히 어떤 남자는 정비사 출신인지 엔진룸을 꼼꼼이 살펴보면서 마감이나 배선 상태까지 꼼꼼이 확인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TT 로드스터를 사기 전까지는, 아우디라는 브랜드에 관심조차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벤츠 못지 않게 좋아하는 브랜드가 된 것 같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마도 TT 로드스터가 기대보다 만족스러운 차라서 더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미니와 골프에 이어서 구입할만한 소형차가 하나 더 늘었다. 만일 소형차를 사야한다면 이 3대 중에 하나를 고를 것 같다. (골프는 준중형이라지만 경험해보니 소형차에 가깝게 생각이 들어 여기에 포함시킨다)


소형차가 3000만원이 넘는다고 난리치는 것이나, 그돈이면 그랜저를 사겠다는 것이나... 개인의 취향이기에 뭐라할 수 없지만, 이제는 '작은차=싼차', '큰차=비싼차'라는 선입견을 버릴 때가 되었다. 


TV를 보지 않고 연예인은 관심이 없어서 집사람에게 들은 이름조차 금방 까먹었지만, 솜씨좋게 분위기를 띄우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무례하게 사이로 끼어들어 오버하면서 소리지르고, 어수선 떨면서 셀카찍고 난리치는 몇몇 젊은 처자 때문에 눈쌀이 찌뿌려지긴 했지만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번 행사를 보면서, 이렇게 고객과 함께 즐기는 아우디 관계자들의 모습을 보니 훌륭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행사 후반에 참석자들과 같이 사진 찍고 이야기를 나누며 명함을 주고 받는 아우디 코리아의 사장이나 음악에 맞춰서 참석자들과 춤을 추는 임원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호감이 안갈래야 안갈 수가 없다. 이런 좋은 감정을 현재의 고객이나 미래의 고객이 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 심어준다면, 당연히 차를 구입하려고 할 때에도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메이커의 차를 선택하지 않겠는가. 


E클래스를 세워둔 아우디 서초매장으로 다시 가기전에 산책을 하다가 도산사거리에 있는 기아자동차 앞을 지나게 되었다. 아무런 감흥이 생기지 않게 생긴, 전국의 모든 국산자동차들의 전시장 중에 하나처럼 보이는 기아자동차 매장을 보니 더더욱 기분이 착찹했다. 저 매장에 들어가봐야 고객이 와도 쳐다보지 않고 모르는척하고 있다가 불러야만 귀찮다는 듯이 일어나서 형식적인 설명과 견적만 뽑아주는 일부(!?) 영업사원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네가 사지 않아도 살사람 많으니 상관없다.'라는 태도 때문에 나는 더이상 국산차 전시장에는 가지 않는다. 더불어 국산차에도 관심 없다.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그것을 사고 타고 다니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결국 고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지금의 현대.기아차나 삼성전자의 위기는 바로 그런 기본적인 태도에서부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데, 여전히 그들은 모르는 듯하다. 시중에 수많은 책들이 이야기 하고 있지 않은가? 제품이 아닌 '감정'이나 '감성'을 팔라고. 언제까지 그것을 '감성팔이'로 매도하면서 외면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