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Berry BOLD 9000 (화이트) 사용기

2009. 12. 5. 11:06기타/블랙베리 라이프

모처럼 최신형 핸드폰 구경을 갔다가, 우연하게 접하게 된 블랙베리. 최근 국내에서도 개인 사용자에게 판매를 시작했지만, 철저한 직원 교육을 통해서 적절하지 않은 사용자는 구입할 생각조차 않하도록 관리를 하고 있었다. 그럴만한 것이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기존 핸드폰에 비해 성능이나 기능이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기존 핸드폰 사용 환경에 익숙한 대다수의 사용자들의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불편한 기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옴니아"의 광고만 보고 큰 기대를 하고 구입했던 사용자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사용하기가 복잡하고 기존 핸드폰과 사용 방법이 많이 차이가 나서 땅을 치고 후회하던 사람들도 많았었다. 블랙베리 커뮤니티에서도 구입한지 하루 이틀도 되지 않아서 자기에게 맞지 않는 핸드폰이라 팔려고 하는 사용자까지 있을 정도이다.

아무튼, "블랙베리의 판매정책"이라는 진입장벽은 일종의 "도전 정신"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게다가 본인은 현재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자로써, 블랙베리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이라는 새로운 도전 과제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 이조인 셈이었다. 며칠 동안의 작업 끝에 결국 RIM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용 디바이스라는 명목으로 블랙베리를 사용하게 되었다.

블랙베리는 꽤나 큰 휴대 기기이다. 더 이상의 여유가 없이 한손에 잡히는 정도라고 할까. 디자인도 "북미 지역"스러운 투박한 디자인이다. iPhone과 같은 480x320의 해상도를 제공하는 LCD의 크기가 풀터치 폰들에 비해서는 작은 편이라 약간 갑갑해 보이기는 하다.

생전 처음 써보는 쿼티(Qwerty) 자판은 마치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효율적인 문자 입력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버튼이 작은데도 불구하고 키감도 좋은 편이고 오타 확률도 터치 방식보다 훨씬 적었다. 입력하는 언어 전환은 맥하고 유사하다. (Shift+Space)

뒷 모습은 인조가죽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약간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덕분에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도 좋은 편이다.


나름 형식적으로 달려있는 200만 화소의 카메라.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용하는 고화질 카메라라기보다는 메일 보낼때 첨부할 수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한 용도 정도라고 느껴진다.


블랙베리의 모든 UI는 가운데에 있는 "트랙볼"을 이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왼쪽에는 메뉴 버튼, 오른쪽에는 ESC 버튼이 배치 되어 트랙볼과 함께 쓰면 모든 메뉴나 기능을 이 것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블랙베리의 전체적인 UI는 텍스트 기반이다. (집사람의 표현을 빌리자면 "도스 시절 UI"라고 부를 수 있다) 요즘에는 일반 핸드폰 조차도 이미지를 많이 사용하는 UI를 제공하는데 비해, 블랙베리는 철저하게 기능 중심의 텍스트 방식의 UI를 제공한다. 처음에는 약간 낯설었지만, 결과적으로 놓고보면 같은 결과를 보여주는 셈이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만, 최첨단 스마트폰에서 화려하고 인터렉티브한 UI를 기대하는 사용자라면 iPhone을 선택하는 것이 정신 건강상 좋을 것 같다.


블랙베리의 가장 강력한 기능이라고하는 "메일" 기능은 감탄할만하다. 웹 메일 계정 두개와 야후 메일을 등록했는데 단지 이메일 주소와 암호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세팅을 한다. iPod Touch의 메일도 훌륭한 기능을 제공했었지만, 메일 계정 세팅시에 번거로운 입력이 많았었다. (물론 야후나 GMail 등은 간편하게 사용 가능했음)


Push 기능을 테스트해보기 위해서 각각의 메일 계정으로 이메일을 보내보았다. 야후 메일의 경우 거의 실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시간 내에 메일을 받았고, 일반 웹 메일의 경우에는 약간의 딜레이가 있었다. 다른 스마트폰의 메일 기능에 비하면, 이 정도만 해도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