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답사기 - 난지캠핑장 (2012. 8. 25)

2012. 8. 28. 15:46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지난 6월에 어렵게 예약을 한 난지캠핑장으로 가족들과 함께 캠핑을 떠났다. (출발한지 40분만에 도착해서 떠났다라는 말이 무색하기는 하다. 집으로 갈때는 정확히 24분이 걸렸다.) 이번에는 오피러스에 캠핑 장비와 짐을 싣고 떠났는데, 대형차라 트렁크가 E클래스보다는 훨씬 클줄 알았는데 별로 차이가 없어서 실망했다. 역시 세단은 차 크기와 상관없이 캠핑용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일까.

개장 1시간 전인 오전 10시에 도착해서 줄을 서서 30분쯤 기다리니 입장이 시작되었다. 일찍 온 보람이 있어서 주차도 좋은 자리에 하고, 좋은 위치에 이동식 천막(2만원)도 차지할 수 있었다. 오전에는 비가 간간이 와서 험난한 캠핑이 될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오후에는 날씨가 너무 좋았다. 미리 예약해둔 텐트, 대여한 이동식 천막과 테이블 덕분에 이번 캠핑에는 텐트와 타프, 테이블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었다. 비맞으면서 타프를 설치하고 나중에 말리는 것보다 2만원 주고 대여해서 사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난지캠핑장에서 대여해준 텐트는 나쁘지 않았으나, 너무 촘촘하게 밀집되어 있어서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예약이 모두 차있었음에도 오후까지 대부분의 텐트가 비어있었으나, 저녁때가 되니 대부분의 텐트에 예약자들이 온 듯하다.

대여한 천막이 타프보다는 크기가 작아서 아쉬었지만, 개수대가 바로 옆이라 설겆이 하거나 야채를 씻을 때 편했다. 점심은 어머님께서 준비하신 카레라이스로, 저녁은 내가 준비한 목살 바베큐와 맥주로 하루 종일 배터지게 먹으면서 놀았다. 서울 근처에서 멀리 캠핑 나온 기분을 맛볼 수 있는 것이 난지캠핑장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아이스박스에 준비해간 아사히와 기네스 10여캔을 저녁때까지 시원하게 마실 수 있어서 기뻤다. 예상외로 화장실 시설도 괜찮았고 더더욱이나 샤워장도 있어서 괜찮았다. (여자 샤워장은 따듯한 물이 나왔다는데, 남자 샤워장은 찬 물 밖에 안나왔음)

그러나, 밤이 늦어지고 사람들이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않아서 시끄러운 점과 고성방가를 하는 몇몇 인간들로 인해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내가 보기에는 난지캠핑장은 별다른 준비 없이 캠핑을 즐기는데 좋을 것 같다. 다만, 협소한 주차장 때문에 주차 문제도 있고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것도 있고 (캠핑을 하지 않고 예약 없이 그냥 놀러오는 피크닉 장소는 더 많은 사람들이 빡빡하게 모여서 시끌벅적했다) 아무래도 우리 스타일을 아닌듯 하다.

집 나오면 고생이긴 하지만 캠핑의 재미를 조금씩 알게 되어 가는 것 같아서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