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음식 이야기 - 홍대 "초마"

2013. 12. 26. 00:30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크리스마스날에도 강행군을 하는 딸내미의 미술학원 덕분에,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집사람과 멋진 레스토랑에서 오붓한 저녁식사를 하던 것까지 취소를 해야했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학원에 가야하는 딸내미 덕분에, 오후 3시에 맞춰 홍대로 향했다. 집사람이 저녁(아직 저녁은 아니었지만)을 쏜다니 마다할 이유가 없기에, 학원을 마치고 나오는 딸내미와 함께 "하카다분코"로 향했다. 그러나...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준비 시간이란다.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려 "초마"로 향해야했다.


초마에는 이전에 애들을 데리고 한번 가본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서 이번에도 짬뽕이라도 먹을셈으로 갔는데.. 아뿔싸! 한쪽 구석방(!?)에 대기인원이 바글바글... 추운날씨에 괜찮은 음식점 찾으러 다니러 고생하는 것보다는 조금 기다리는 것이 나을 듯해서, 기다리기로 했다. 대기 번호가 20번이라 허걱했는데, 다행히(!?) 9번 대기자들을 안내하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 30분쯤 기다렸을까...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고 자리도 비교적 좋은 자리를 배정받았다. 미리 짬뽕 1, 하얀짬뽕 1, 깐쇼새우 1를 주문해놓았기에 단무지와 양파로 허기를 달래며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본인의 짬뽕이 제일 먼저 나왔고 시간차를 두고 집사람의 하얀짬뽕이 나왔다. 딸내미는 우리 짬뽕의 해물이나 건더기를 집어먹으면서 자신의 깐쇼새우를 기다렸다. 이전에 먹었던 맛이 기억이 안나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일반적인 중국집의 짬뽕에 비해서 깔끔한 면발과 깔끔한 국물이 인상적이고 맛또한 정갈한 것이 괜찮았다. 집사람의 하얀짬뽕은 국물맛만 봤는데 일식집의 나가사끼 짬뽕과 같은 맛이었다.


대미를 장식한 깐쇼새우는 중상급의 중국요리집에서 먹어보았던 깐쇼새우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바삭함이 적고 대신 탕수육처럼 부드러운 튀김옷에 달콤새콤한 양념이 버무려져서 나왔다. 새우도 크고 맛도 좋아서 대부분을 딸내미가 해치웠다. 세사람이 5만원을 내고 6천원을 거슬러받았으니 부담없이 즐길만한 수준은 분명 아니지만, 간만에 맛있는 음식을 배터지게 먹을 수 있었다. 최소한 30분을 서서 기다릴만한 수준이라고는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