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캠핑 이야기 - 메릴리캠프 (2014.05.03~05.05) #11

2014. 7. 3. 09:29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5월 연휴를 맞이하여 가족들과의 2014년 첫번째 캠핑을 야심차게 준비를 했었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큰 사건이 발생하고 온 국민이 애도하는 분위기라서 많은 행사들이 취소되었는데, 우리가 5월초에 예약했던 대규모 캠핑 행사 역시 취소가 되었다. 예원입시를 준비하는 딸내미가 시간을 낼 수 있는 몇 안되는 기간이라 그냥 지내기도 그래서 부랴부랴 "메릴리캠프" 주인장님께 연락을 드렸다. 이미 예약이 꽉차있겠지만 어떻게 자리를 만들수 없냐고. 다행히도 2박3일간의 예약을 받아주셔서 5월 3일 오전에 아들내미와 함께 선발대로 출발하였다. 이번 캠핑은 2박 3일간 지내는 것이기 때문에 캠핑 짐이 트렁크는 물론 뒷좌석을 거의 꽉채울 정도가 되었다.




뒷좌석 한자리는 캠핑장에 가는 길에 딸내미를 학원에 내려주기 위해서 비워두었다. 학원에 도착할때까지 딸내미는 뒷좌석에서 캠핑 장비에 파묻혀서 가야했다. ㅋ



네비게이션이 안내를 마쳤는데도 캠핑장 입구가 보이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전화로 문의하니 조금만 더 올라오면 캠핑장 입구가 보인다고 했다. 캠핑장까지는 이 입구에서도 좀더 들어가야 한다. 길치인 집사람이 저녁때 찾아온 것이 신기할 정도로 초행길에는 다소 헤멜듯했다.



도착하고 보니 이미 좋은 자리들은 사이트가 구성된 상태였다. 자리 좋은(!?) 계곡 옆쪽에는 자리가 거의 없었는데, 캠핑장의 관리하시는 분들의 양해를 얻어서 약간의 틈을 노리고 사이트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캠핑을 위해서 2가지 감성 캠핑 장비를 구입했는데, 그 중에 하나는 2개의 삼각형 모양 흰색 타프로 구성된 "Ticla Refugio 타프"이다. 촌스러운 구식 텐트를 당분간 계속 사용할 생각이라, 별도로 구매할 수 있는 괜찮은 스타일의 텐트 플라이를 계속 찾아보고 있던 도중 홍대의 "홀라인" 매장에서 발견하여 구입한 것이다. 촌스런 텐트를 가려주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쏠캠 시에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타프로 유용할 것 같다. 이것과 함께 이전부터 눈독을 들였던 "Elpaso Blanket"도 함께 구입해서 사용했는데, 제품들은 모두 만족스러웠으나 "홀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때 썩 만족스러운 기분은 들지 않았다는 것이 유감이다. 아직 구매하고 싶은 몇가지 상품들이 더 있지만 다시 홀라인 매장을 찾지는 않을 것 같고, 차라리 최악의 접근성을 가졌지만 서비스가 마음에 쏙 드는 "고캠프"를 이용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나의 비장의 무기... 콜맨 더치오븐과 화로대.



아직도 로스트치킨을 제대로 완성하는 시간대를 찾지 못한 듯... 매번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에 로스트치킨에 비해 난이도가 낮고 완성도가 높아서 성공률이 높은 등갈비 요리는 주력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5월초라서 미처 대비를 하지 못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저녁때 여전히 춥다는 점이었다. 전기 장판이라도 하나 들고 갔다면 다행이었을텐데 챙기지 않았고, 핫팩을 사두려했으나 계절상품이라 더이상 판매가 안된다니 그야말로 추위에는 무방비일수밖에 없었다. 결국 침낭안에서 덜덜 떨면서 자야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ㅠㅠ



지난밤에 추위에 떨면서 잔 것이 힘들었는지, 집사람은 캠핑장에서 가장 가까운 대형마트로 출발했다. 가깝다고 해도 시내까지 나가야하니 왕복 40~50km 거리에 있을테지만, 추운 것보다는 나을것이라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집사람이 전기장판을 사러 간 사이에, 본인은 생전처음 닭볶음탕을 만들어보았다. 원래는 딸내미가 닭다리만 들어있는 것을 사서 요리해달라고 했었는데 닭다리만 들어있는 것이 없고 닭한마리를 잘라놓은 것만 있어서 그것을 사왔기에 어쩔수 없이 하게 된 것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만들어보았는데 생각보다는 잘된 것 같고, 다들 불만 없이 먹어주었다.





힘들게 대형마트까지 전기장판을 사러간 집사람은 전기장판 역시 계절 상품이라 더이상 팔지 않는다는 말에 헛탕을 친데다가 연휴 행락 차량 사이에서 힘들게 캠핑장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날씨가 추운편이라 딸내미와 아들내미는 야전침대 위에서 침낭을 뒤집어쓰고 애벌레 모드로 스마트폰을 즐기고 있다.



첫째날은 더치오븐을 이용한 로스트치킨과 등갈비요리였으니, 둘째날에는 숯불에서 고기를 굽기로 했다. 아직은 캠핑 요리 레파토리가 다양하지 않은 탓에.



캠핑을 다니면서 맥주를 더 마시게 되는 것같아서, 올해부터는 가급적 맥주대신 와인을 준비해가기로 했다. 꾸준히 운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뱃살의 대부분은 맥주 덕분인 듯해서. 집사람은 모스카토 계열의 달콤한 와인을 좋아하고 본인은 카르멘 소비뇽이나 쉬라, 멜롯 등의 레드 와인을 즐기는 탓에 2~3병씩 준비해야한다.



직화구이는 건강에 좋지 않지만, 캠핑 와서 숯불에 구워먹는 고기만큼 맛있는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갑자기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두개의 텐트 중 하나는 철거하고, 나머지 텐트 하나를 통째로 들어서 타프 안으로 옮겼다. 일종의 변신이라고 할까. 원래 비막이용으로 삼각 타프를 쳐둔 것이었지만 각이 맞지 않고 허술하게 쳐놓는바람에 비막이 역할을 못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긴급 변신을 시도했고,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여전히 추운 밤날씨 덕분에 덜덜 떨면서 자야했지만...

남은 장작을 모두 태우면서 심란했던 여러가지 일들을 털어내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만들어준 캠핑이었다.



"메릴리캠프"는 지금까지 가본 그 어떤 캠핑장에 비해 관리가 잘되는 좋은 캠핑장이었다. 관리하시는 분들이 친절할 뿐만 아니라 상당히 부지런하게 캠핑장 여기저기를 관리하는 것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기가 많은 캠핑장이라 그런지 매너 없는 인종도 상대적으로 많은 듯하다. 우리가 철수할 때, 우리 자리에 캠핑 사이트를 구축했던 인간들아, 우리가 모두 철수하고 시작해도 될 것을 철수하고 있는 도중에 사이트 구축을 하면 어쩌자는 건지. 마치 새로 입주하는 싸가지 없는 입주자들이 이전 입주자가 아직 이삿짐을 다 빼지도 못했는데 자기 이삿짐을 집어 넣는 것 같지 않느냐. 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