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오쿄 인 부산역 - 부산 출장시 애용하는 비즈니스 호텔

2014. 7. 24. 01:15기타/까칠한 나숑의 이야기

2000년대 초반 일본 동경에서 열리는 게임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 갔을 때, 처음 일본식 비즈니스 호텔을 이용해보았다. 2인실이었음에도 비좁은 편이었지만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화장실 겸 샤워실이 깨끗한 것이 마음에 들었었다. 거기에 특급호텔과 비교하면 초라하긴해도 아침 조식까지 제공되는 점도 좋았었다.


제작년 말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업무상 부산 출장을 자주 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갈치 시장 근처의 모텔을 숙소로 이용하였는데, 친절한 모텔 주인의 서비스에 비해 모텔 방이 너무 열악해서 대안을 찾아야 했다. 옆방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물론 언제 갈은 것인지 알 수 없는 배개와 침대 이불, 찌들은 담배 냄새와 구질구질한 화장실...


그래서 좀더 나은 숙소를 찾던 도중 일본에서 경험했던 비즈니스 호텔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토오쿄 인 부산역"은 부산역 바로 옆에 위치해있었고, 주차가 가능한 것은 물론 괜찮은 조식까지 제공했다. 그리고 일본에서 경험했던 비즈니스 호텔과 거의 동일한 구조의 깔끔한 실내도 마음에 쏙 들었다. (일본 동경의 비즈니스 호텔에 비해 방 크기가 훨씬 여유롭다) 이후에는 부산 출장을 오게 되면 "토오쿄 인 부산역"을 무조건 숙소로 정하게 되었다. 지저분한 모텔은 1박에 3만5천원에서 4만원 정도를 내야하지만, 토오쿄 인은 조식 제공, 주차 가능에다가 깔끔한 방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1박에 5만5천원 정도면 된다. (1인실 회원카드 5% 할인 기준) 좋은 숙소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루에 1만5천원에서 2만원 정도 차이는 충분한 투자 가치가 있다. 


이번에도 일주일간 부산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당연히 토오쿄 인 부산역에 4박을 예약했다. 근 1년만에 부산 출장이고 간만에 새벽의 장거리 주행이었는데, 출발 전날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에서 출발을 하게 되었다. 수면 부족으로 모처럼의 장거리 주행을 즐기지 못하고 중간 중간에 휴게소에 자주 들러서 잠을 쫒아야 했다. 



첫날 업무를 마치고 "토오쿄 인 부산역"으로 이동하여,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들어서니 여전한 모습으로 나를 반긴다. 싸구려 모텔과 달리 매일 갈아주는 배개와 시트 덕분에 위생적인 침대에서 잘 수 있다.



비누와 일회용 빗은 프론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며, 칫솔+치약은 천원에 살수 있다. 냉장고에는 생수 한병이 들어 있고, 원한다면 녹차를 끓여 마실수 있다.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쓸만한 무료 와이파이도 제공된다.



일본 동경에서 묵었던 비즈니스 호텔에서 보았던 모습 그대로인 화장실. 깨끗하고 이용하기 편하게 되어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조식. 개인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를 적게 하기 때문에 밥과 김치, 김, 빵 등은 아예 담지 않았다. 소스를 치지 않은 양배추 샐러드, 바나나 자른것 2개, 삶은 계란 1개, 잘린 소세지 3개, 우유 한잔,  미역국(또는 콩나물국), 그리고 죽 약간... 마무리는 커피 한잔. 나름 푸짐한 아침 식사이다. 부산역 광장의 아침 모습을 바라보며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나름 운치(!?)가 있다.



일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서 짐을 정리하고, 저녁 식사를 하러 호텔을 나서면 부산역 바로 앞이기 때문에 식당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이번 부산 출장에서는 "초량 밀면"과 "경주 국밥"이라는 식당을 처음 이용했다. 이전에 다른 식당에서 밀면을 먹었었지만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2차례 이용해본 초량 밀면의 밀면과 왕만두는 괜찮았다.



면수인줄 알았는데, 육수였다. 맛이 있어서 계속 홀짝이게 된다.



크기가 큰 편은 아니지만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게 느껴지는 왕만두. 



첫날에는 밀면 대자와 왕만두를 다 먹었더니 너무 배가 불러서, 두번째 방문 시에는 밀면 소자와 왕만두를 주문했다. 그래도 배부르기는 마찬가지. 서울에서 7,000~7,500원으로는 라멘 한 그릇도 먹기 힘들지만 여기에서는 밀면 대자+왕만두를 주문해서 배터지게 먹을 수 있다. 한약재를 사용해서 만든 육수인지 국물 맛이 특이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왠지 불량식품 맛처럼 느껴지는데 나쁜 뜻은 아님)



둘째 날에 들른 경주 국밥집.



작년에 자주 가던 동아대병원 근처에 있던 돼지국밥집의 돼지국밥과 달리 상대적으로 맑은 국물의 돼지국밥. 예전에 뜬금없이 찾아갔던 부산의 유명돼지국밥집에서 마주했던 스타일이다. 마지막 국물까지 싹싹 마셨지만, 아주 맛이 있다고 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듯하다.



원래 계획에 없었지만, 메뉴에 있길래 한번 시켜본 찹쌀순대. 돼지국밥과 같이 먹기에 양도 적당하고 맛도 개성이 있어서 좋았다.



부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이 밀면과 돼지국밥 외에도 많이 있겠지만, 숙소 근처(부산역 근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라 이번 출장에서는 각각 2번씩 방문해서 식사를 할 예정이다.


작년에 부산 출장을 올때에도 느꼈지만, 왠지 부산에 출장을 오면 좋은 숙소와 좋은 음식들 덕분에 기분이 좋다. 게다가 작년에는 일 자체도 그렇고 업무상 얽힌 인간들이 짜증 났음에도 출장 자체는 꽤나 즐거웠었다. 이번 출장은 일도 나쁘지 않아서 일하러 왔음에도 마치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