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게스트하우스 "Pedro's House" 숙박기

2015. 11. 8. 17:12기타/까칠한 나숑의 이야기

광주에서의 1주일간의 출장이 잡혀서, 숙소 때문에 무척이나 고민을 했다. 예전에 광주에 출장을 왔을 때에는 깔끔한 "모텔"에서 4박을 했었는데,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에 쏙 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토요코 인 호텔"과 같은 비즈니스 호텔도 없기에 숙소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숙박시설을 알아보다가, 의외로 광주에는 게스트하우스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반적인 게스트하우스 뿐만 아니라, 혼자서 전용 욕실을 사용할 수 있는 1~2인실을 가진 게스트하우스가 많았다. 그래서 여러 곳을 살펴보던 끝에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이 "Pedro's House"라는 곳이다.​


월요일 오후부터 일정이 있기 때문에 느긋하게 출발했다가 시작부터 낭패를 만났다. 늘 정체 구간인 경부고속도로 입구였지만, 이 정체는 엄청나게 길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막히나 했더니, 톨게이트 전후에서 버스전용차선으로 가려고 하는 버스들이 오른쪽 끝 차선부터 마구잡이로 끼어들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헐. 도로를 이따위로 설계한 것은 둘째치더라도 미친듯이 끼어드는 버스의 위세가 대단했다.

광주에 도착하고 나니 무려 4시간 30분이나 걸렸다. 평소보다 한시간 정도를 더 서울을 빠져나오는데 사용한 셈이다. 엄청난 정체를 겪었지만 연비는 리터당 11km 정도니 나쁘지 않다.

"Pedro's House"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는 주차가 용이하지 않아서, 일하는 건물에다가 차를 주차해놓고 전철을 타고 출퇴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전에 숙소에 들러 짐을 미리 내려 놓고 저녁때는 차는 주차해놓고 노트북 가방만 매고 전철을 타고 숙소로 왔다. 배정 받은 방은 원래 2인실이라 넓은 편이었다. 별도의 책상 같은 것은 없어서 일을 하려면 아래층의 카페에서 할 수 밖에 없다.



넓직한​ 욕실. 게스트하우스라서인지 비즈니스호텔이나 모텔과 달리 디테일에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정도면 충분하다.



출입문은 도어락이라 편했고, 방사이의 방음은 아주 좋은 편은 아닌듯.​


2층에 불켜진 방이 4박 5일 동안 묵었던 방이다.


1층 카페는 숙박자들을 위해 제공되기도 하지만, 보통 손님도 받기 때문에 저녁때가 되면 의외로 손님이 많아서 북적거린다. 카페의 분위기나 게스트하우스의 분위기는 외국인 상대의 게스트하우스답다.

둘째날 아침에 맞이한 외국인 스타일 아침식사. 굳이 한국 음식이나 한국식 스타일의 음식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맛나게 잘 먹었다.


메뉴에는 없지만 점심 식사를 요청하였더니, 더욱 제대로 느끼한 파스타와 레몬주스를 주셨다. 8,000원에 이 정도의 퀄리티라면 더이상 바랄게 없을 듯. 짜고 느끼했지만 맛나게 싹싹 먹어치웠다. ㅎㅎ


저녁 때 출출해서, 음식 주문이 되는지 여쭤봤더니 커피 주문하면 간단하게 먹을것을 주시겠다고 해서 감사히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그것이 다음날 아침 요리에도 나왔다. ㅎㅎ


매일 오전과 저녁 시간에는 카페의 구석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일을 했다. 원래 카페에서 일을 하면 이상하게도 집중이 되기 때문에 그것을 선호하는데, 게스트하우스 전용 카페가 있으니 더할나위가 없다. 아래 그림은 같이 숙박을 하신 다른 여자분께서 직접 카페의 전경을 그림으로 그린 것인데, 왼쪽 구석에 배나온 아저씨가 노트북으로 일하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즐거운 추억이 될듯.


아쉽게도 다른 일때문에 2일은 아침식사와 점심식사를 숙소에서 먹지 못했다. 이런 것이 원통하기는 처음이다. ^^;;

역시 8,000원짜리 점심식사. 양도 많고 맛도 좋고... 굿이다.


카페 뒤쪽에도 야외에 테이블이 있는데, 혼자 왔기 때문에 여기는 이용할 시간이 없었다. 사진을 보니 해먹도 있었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광주에 출장을 갈 일이 있으면 앞으로는 무조건 "Pedro's House"를 이용할 것이다. 이번달 마지막 주에도 광주 출장이 있는데 역시 이곳에 예약을 해두었다. 벌써부터 카페에서 먹는 아침식사와 점심식사가 기대된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본가에 들러서 하룻밤을 지냈다. 주말 일정이 있어서 부랴부랴 올라와야 해서 아쉽지만, 부모님께서 귀향하신지 반년이 되어가는데, 잘 자리 잡고 계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넘쳐나는 "감"들을 주체하지 못하셔서 다양한 방법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신 듯 했다.


꽃을 좋아하시는 어머님 답게 여기저기 꽃들이 자리 잡고 있다.



줏어다가 기르시게 된 깜식이 와...

여전히 낯을 가리는 배순이.



광주 게스트하우스 "Pedro's House" 강력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