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답사기 - 부산 롯데호텔, 김제 본가

2015. 8. 1. 12:15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오랜만에 E클래스를 몰고 장거리를 떠났다. 서울->천안->부산->김제->서울로 이어지는 약 1,000km 이상의 장거리 주행을 하면서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고작 1800cc의 터보 엔진으로 2톤의 차체를 끌면서도 고속 주행에 애로 사항이 없다는 점은 참으로 신통하다. 평소 E클래스로 장거리 주행을 할 때에는 2차선으로 정속 주행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천안에서 부산으로 내려갈때, 부산에서 김제로 갈때 신나게 밟아 보았다. 미친듯이 쏘는 "골프"를 쫒아가다가 놓친 점을 제외하고는 만족스러운 고속 주행을 즐길 수 있었다. 

타보지도 않고 E200 CGI가 일상 주행시에 적합한 차라고 어떤 놈이 떠들었냐

요즘 매일 차고다니면서 시간확인, 날씨확인, 운동량 체크, 메시지 확인, 이메일/트위터 읽기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애플워치 사진 한컷. 쉐보레 차량 (스파크, 임팔라 등)이 아이폰과 연동되는 "카플레이"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때문에 관심없었던 쉐보레 차량들에 관심이 생기고 있다. 스파크의 카플레이와 아이폰, 애플워치가 연동되는 동영상을 보니 IT 기기 때문에 차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생전 처음 들게 되었다!


작년처럼, 아들내미와 집사람은 미리 예약해놓은 KTX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을 위해서 아들내미는 자신의 여행가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통에 코엑스몰 "샘소나이트" 매장에서 파란색 투톤으로 하나 사주었다. 나와 달리 이런 것에 욕심이 있다. 


서울-부산 간의 KTX에서 자리 잡고 노트북으로 동영상을 감상하는 아들내미. 요즘 한창 "마인크래프트"에 빠져있어서 게임에 부가적으로 설치하는 모드와 맵을 매번 찾아서 설치해달라고 조르는 통에 힘들다. 덕분에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될만큼 꽤나 괜찮은 게임이다. 하지만, 초딩이 하기엔 쉬운편은 아니다.


집사람과 아들내미는 이미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하고 있을 시간에, 열심히 부산을 향해 달려갔다. 딱한번 쉬었던 휴게소에서 한컷. 벌써 5년째 타고 다니고 있고 10만km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러한 추세로 간다면 10년쯤 되면 20만km를 달성할 수 있을 듯. 10만km가 가까워졌지만 엔진의 상태 뿐만 아니라 차량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라는 느낌이다. 오피러스만해도 5~6만km 쯤 되니까 엔진 상태가 달라졌음을 체감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부산 톨게이트를 지나자마자 극심한 차량 정체가 시작된다. 다행히 정체 구간이 짧아서 예정대로 저녁 9시에 호텔에 도착했다. 출장 일이 끝나자 마자 출발해서 밥도 안먹고 천안에서 부산까지 달려갔기에, 호텔방에서 집사람이 사놓은 피자로 저녁을 떼웠다.

평소 같으면 더 좋은 연비를 기록했겠지만, 꽤나 속도를 내는 통에 연비가 안좋다. 서울에서 천안으로 내려갈때는 정체 때문에 연비가 안좋았고. 호텔 도착시간이 늦어서 주차 때문에 호텔직원들에게 난리를 치기는 했지만, 다행히 그럭저럭 괜찮은 자리에 차를 주차할 수 있었다. 


시원하고 쾌적한 호텔방에 앉아서 야경을 바라 보면서 일을 하는 것도 기분 좋다. 노트북과 인터넷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침 식사 시간. 7시반쯤 내려갔는데도 이미 사람이 많다. 특급호텔의 조식에서 맛보는 베이컨, 오믈릿, 소시지 등은 왠지 더 맛있다.


빠질수 없는 치즈와 치즈 케익.


원래 이런 곳에서 빵은 잘 안먹는 편인데 이번엔 한번 먹어봤다. 먹기 좋게 만들어진 팬케익이 괜찮았다.



드레싱 없이 야채 한접시와 훈제 연어. 싸구려 뷔페의 덜 녹은 연어는 정말 최악이다. 눈치 안보고 연어도 실컷 먹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7층에 있는 실외 수영장으로 향했다. 전날 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고 해서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서 서둘렀다. 그럭저럭 괜찮은 위치의 선베드에 자리 잡고 CBS 레인보우를 들으며 독서를 했다. 한시간 가량 집사람과 아들내미가 수영을 하다가, 교대하고 아들내미와 놀아주었다. 방학때마다 한달씩 수영을 배우는 녀석이라 물을 두려워하지 않고 수영도 제법하는 것 같았지만, 거리가 짧다는게 함정. 덕분에 꼼짝없이 아들내미에게 붙들려서 놀아야 했다. 


수영장 상태는 비교적 괜찮았다. 우리처럼 호텔 수영장으로 피서를 온 사람들이 많은 듯했다. 엄청난 인파속에서 더러운 물에서 노는 것보다 잘 관리되는 호텔 야외수영장에서 노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게다가 바가지를 쓰는 것과 비용적인 면에서도 큰 차이는 없다.


작년에 왔을 때는 수영장이나 헬스장이 공사중이어서 이용을 하지 못했고, 대신 김해 워터파크에서 놀았었다. 올해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호텔 안에서 보내면서 더위를 피하게 되었다.


오후에는 외출을 하고자 금고에 노트북과 차키를 넣었다. 넣어놓고 보니 맥북 프로 13인치(업무용), 맥북에어 11인치(집사람것), 신형 맥북 12인치(업무용)...

맥북만 3대가 아닌가... 아무래도 나는 앱등이가 맞는 것 같다.


부산출장을 다니면서 알게된 밀면집에서 집사람에게 밀면을 처음 맛보게 해주고 나서, 전철을 타고 센텀시티역으로 향했다.

센텀시티역 근처에 있는 "영화의전당"에서 "영화소품체험관/피규어전시관"이 열린다고 해서 아들내미를 꼬셔서 무더위를 뚫고 갔는데... 역시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그날만 휴장이라고 한다. 참내.



게다가 영화의전당 건물 내에서 진행되는 행사도 아니고 옆에 만들어진 천막에서 진행되는 행사였나보다. 휴장인 것이 다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센텀시티역에 연결된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에서 조금 놀다가 호텔로 돌아와야 했다.

이번에 2박 3일간 지낸 방은 작년에 묵었던 방보다 조금 작은 듯하다. 더블베드+싱글베드 구성이라 정원은 3명이다. 딸내미가 방학이지만 보충수업을 하느라 빠질수 없어서 어쩔수 없이 같이 못왔는데, 덕분에(!?) 정원 초과는 안해도 되었다.


생각보다 전원을 연결할 콘센트가 적다. 노트북 3대에 핸드폰 4대, 애플워치를 충전하려면 컨센트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화장실 크기가 작년보다 훨씬 작다! 그래서 실망. ㅠㅠ


호텔에 돌아와서 집사람과 아들내미가 쉬는 사이에 약 한시간 20분 정도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요즘엔 일부러 여건만 되면 운동을 하면서 땀을 흘리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물론, 애플워치의 활동량 측정 기능이 운동을 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운동하면서 현재 운동량이나 심박수, 소모 칼로리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운동이 더 즐겁다.


작년에는 아들내미의 반대 때문에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아들내미의 허락(!?)을 받아서 1층에 있는 이태리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식사전 빵을 푸짐하게 주는 것이 인상적.


아들내미를 위한 토마토소스의 해산물 스파게티. 요구한대로 입맛 까다로운 아들내미가 먹을 수 있게 조리해서 나왔지만, 역시나 입이 짧은 녀석이라 대부분을 남겼다. 소스에 빵을 찍어먹으니 굿~! 집사람이 극찬할 정도로 괜찮은 스파게티였다.


아들내미가 이 모습을 보면서 하는 말. "아빠가 좋아하는 술천지네!" 

누가보면 아빠가 알콜중독인 줄 알겠다. 나는 단지 술을 즐길 뿐.


미디엄 레어로 주문한 양갈비 스테이크. 레어에 가깝게 구워졌지만, 역시 집사람이 그동안 맛본 양갈비 스테이크 중 가장 괜찮다고 한다.



요즘 집사람이 즐기는 알리오 올리오 스파게티.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이것을 맛도 못본것 같다.

15년전에 부산롯데호텔의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처음으로 와인에 입문을 했었기에, 당시 입문을 했던 와인을 다시 주문하려 했으나...

"무똥까떼 화이트"는 없다고 해서 비슷한 종류의 화이트 와인을 추천 받아 마셨다. 역시나 맛이 좋아서 식사내내 즐길 수 있었다.

음식은 물론 분위기나 서빙도 좋았기에 모처럼 즐거운 저녁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날도 역시 일찍 아침 식사를 하러 갔는데, 전날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북적 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식사를 하는데 밖에서는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음식은 여전히 맛있었지만, 왠지 싸구려 뷔페를 온 것과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특급호텔도 성수기엔 어쩔수 없이 감안을 해야하는 것인가.


휴가 시즌이었지만, 부산에서 김제로 가는 길은 막히는 루트가 아니라서인지 거의 정체가 없이 날아올 수 있었다. 계속 속도를 내면서 주행을 하다보니 연비가 않좋을 수 밖에 없어서 겨우 750km 정도 밖에 안되었는데 주유등이 들어왔다. 평소같으면 최소 800~850km를 달렸을텐데.

부모님댁에 도착해서 배터지게 먹고 실컷 잠을 자면서 휴식을 취했다. 부모님께서 귀향하신 이후로 한달에 한번 정도는 내려오고 있다. 앞으로도 혼자서라도 한달에 한번씩은 꼭 내려올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외식을 무척 좋아하지만, 식당에서 사먹지 않는 몇가지 음식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콩국수와 추어탕이다. 어머니께서 해주신 콩국수는 그 어떤 콩국수보다 훌륭하기 때문에 시중의 콩국수로 입맛을 버리고 싶지 않다. 출발하는 날 저녁으로 간단하게 콩국수 한그릇을 먹고 출발했는데 국물까지 싹싹 마셔버렸다.


김제에는 고급유를 주유할 수 있는 주유소가 없어서 약 17km 정도를 전주쪽으로 이동해서 고급유를 파는 셀프 주유소를 찾아갔다. 지방에도 고급유를 주유할 수 있는 셀프 주유소가 있다는 점에 감사할뿐이다. 



총 770km를 주행하는데 71.707리터를 소비했으니, 리터당 10.738km를 주행한 셈이다. 다소 막히는 시내 주행을 감안하더라도 이전에 비하면 무척이나 좋지 않은 연비를 기록했다. 그만큼, 천안에서 부산으로 갈때와 부산에서 김제로 갈때 평소에 비해 날라갔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그정도 쐈는데도 연비가 리터당 10.7km라면 괜찮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ㅎㅎ​


올라가는 길은 그다지 막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속도로끼리 합류하는 지점들 때문에 어쩔수 없이 정체 구간이 군데군데 있어서 평소보다 오래 걸려서 집에 도착했다. 올라오는 길에는 정속주행을 했는데도 정체 구간들 때문에 연비가 좋지 않았던 것은 아쉽다.



서울에도 좋은 호텔이 많은데, 굳이 부산까지 가면서 호텔에만 쳐박혀 있는 것이 이상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멀리 있는 부산의 특급호텔로의 여행을 좋아한다.

왠지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런식의 여름휴가를 보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