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답사기 - 일본 오사카 빡센 2박 3일 여행

2017. 5. 7. 19:10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딸내미가 일본 여행을 하고 싶다고 해서, 학교 마치고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여 일요일 저녁에 돌아오는 타이트한 2박 3일 오사카 여행을 계획했다. 항공권을 늦게 예약하는 바람에 다소 비싸게 예약을 했지만, 다행히 아시아나 직행으로 왕복 예약을 했다.

​대부분 대한항공을 이용해서, 아시아나 항공은 처음 이용하는데 국적기는 그럭저럭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 다만 예약한 비행기가 갈때 올때 모두 작은 비행기라서 아주 조금 아쉬었다. 갈때는 영화라도 볼 수 있었는데, 올 때는 그마저도 없어서 슬펐다.

​약 1시간 30분 정도 비행을 하는데 간단한 식사를 제공한다. 음료는 오로지 물과 주스 만 제공하는 듯. 기내식 자체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지만 아주 좋은 평가는 어려울 것 같다.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서 오사카 주유패스 1일권 난카이 간사이공항판 4매를 구입하고, 난카이 전철 특급 라피토 좌석 4개를 구입했다. 오사카 주유패스 난카이 간사이공항판은 성인권만 판매하고 현금 구매만 된다. 초등학생인 아들의 경우 약간 손해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일일이 패스나 입장권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으니 감수해도 될 듯하다.

​대부분의 한국 여행객들이 특급 라피토에 탑승을 한 듯하고, 입구에 여행가방을 수납하느라 입장이 지연되는 편이다. 시설은 다소 낡았지만 편하고 빠르게 난바역까지 갈 수 있었다.

​난카이 난바역에 도착해서 처음 마주한 오사카 시내 모습. 아이들 말대로 간판 글자를 제외하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예약을 했는데, 애초에 난바역 주위 보다는 딸내미 요구에 맞게 숙소 크기가 큰 곳을 찾아서 예약했다. 난바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찾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더블베드 2개가 들어가는 침실과 비교적 넓은 거실과 비좁은 샤워실, 역시 비좁은 화장실이 각각 하나씩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바닥 난방을 하지 않기 때문에 히터라도 틀어놓지 않으면 춥게 느껴진다. 미리 준비된 수건은 충분했고 세탁기가 없는 점을 빼고는 불만스러운 부분은 거의 없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샤워실과 별도로 거실 한구석에 마련된 세면대였는데 꽤나 유용하다. 

​숙소는 다세대 주택과 같은 건물이었는데, 우리나라 건물과는 다른 일본 스타일의 구조였다. 

​금요일 밤 늦게 숙소에 도착해서 늦게 잠들어서 다들 늦잠을 푹자버렸기 때문에,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을 방문하려던 계획은 취소했다. 주말이라 일찍 출발해서 빨리 줄을 선 다음 하루 종일 신나게 놀 생각이었지만, 일어나서 씻고 외출 준비를 하니 오전 10시가 넘어버렸다. 그래서 도톤보리 중심의 도보 관광을 하기로 하고 도톤보리를 향해서 출발했다.

​숙소에서 도톤보리까지는 약 1.6km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 왼쪽에 강을 끼고 걸어갔다. 15년 전쯤 도쿄에 방문했을 때는 우리나라와 달리 꽤나 깨끗한 거리라고 놀랐었는데, 그때처럼 아주 깨끗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물론 그래도 더 깨끗하기는 했지만.

​보행자 신호가 빨간불에서 파란불로 바뀌기 전 1~2초부터 건널목을 우루루 건너는 모습은 다소 이질감이 느껴졌다. 이런 부분은 우리나라보다 더 성질이 급하다고 해야하는 건지. 그리고, 인도를 걸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앞뒤로 쏜살같이 달리는 자전거들이라는 점도 놀라웠다. 사람들이 많아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자전거들을 보면서 아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걸을 때는 앞뒤를 계속 살피면서 자전거에 대비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쫄쫄이를 입은 소수의 라이더들 뿐이고 대부분 차로로 달리는데, 오사카에서는 평상복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인도로 빠르게 다니는게 큰 차이점이다.

​드디어 도톤보리 입구에 도착했다. 도톤보리도 중심 지역을 제외한 주변 지역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홍대처럼 오전이라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아직까지는 한적한 강 주변의 모습. 넓은 강은 아니지만 나름 정취가 있다.

도톤보리 중심가에 이르니 슬슬 복잡해진다.​

​비싼데 크기도 작은 붕어빵. 팥 붕어빵 하나와 고구마 붕어빵 하나를 먹어보았는데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오전의 도톤보리 구경 및 쇼핑을 마치고 열심히 걸어서 도착한 100엔 초밥집. 이탈리아 여행때도 구글 지도가 큰 도움이 되었지만, 오사카에서는 구글 지도의 도보 네비게이션 기능을 톡톡히 활용하여 다양한 곳에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점심시간을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40분쯤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살짝 고민했지만, 30분쯤 기다리다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참고로 우리는 줄서서 기다리는 식당은 왠만하면 안간다) 종류가 아주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33접시를 먹고 35,000원만 내면 되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맛을 즐기기보다는 비용 부담없이 회전초밥을 즐기는 것이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

​100엔 초밥으로 배를 채웠으니, 난바역 주변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상점 순례를 했다. 우리나라의 이런 종류의 상점에는 일부 덕후들만 찾는다는 느낌이 강하고 비슷비슷한 상품들이 대부분인데 반해, 일본 상점들은 종류가 정말 다양하고 양이 엄청나게 많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상점들이 서로 다른 스타일의 상품들을 개성있게 다루는 것 같다. 그래서 4~5개의 상점을 돌아보는데만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반나절을 돌아다녔으니, 숙소로 돌아와서 몇시간 정도 쉬고 다시 저녁 때의 도톤보리를 즐기러 출발했다. 저 멀리서 돌진해오는 자전거의 밝은 LED 라이트가 보이는가!

​숙소에서 도톤보리로 가는 길은 나름 한적하다.

​도톤보리 근처에 거의 다왔다.

​또다시 도톤보리 입구.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찾았을 뿐만 아니라 다음날 공항 가기 전에도 한번 더 들렀다. ㅎㅎ

​호텔 입구인듯. 

​저녁이 되니 사람들이 훨씬 더 활기차게 느껴진다.

​벌써 몇번째 지나가는 스타벅스인가. 이번 오사카 여행에서는 스타벅스를 비롯하여 카페를 들를 시간이 없었다.

​오전에는 무심코 지나쳐버린 글리코 간판. 사진 찍기 좋은 장소가 있음에도 엉뚱한 장소에서 다들 사진을 찍는 모습에 어리둥절했다.

​오전의 도톤보리와는 상대도 안되는 저녁의 도톤보리 모습. 우리는 홍대에서 몇년간 단련된 솜씨로 능숙하게 인파를 헤치고 다녔다. 중심 유흥가임에도 상가들이 생각보다 일찍 닫는 곳이 많았다.

​굳이 고기를 드시고 싶다는 딸내미의 주문에 따라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고깃집을 찾았다. 큰 기대하지 않고 찾았는데 생각보다 분위기나 서비스가 나쁘지 않은 가게에 들어온 것 같다.

​첫번째는 등심 2인분을 시켜봤는데, 우리가 주문한 것은 없고 좀더 작고 싼 것으로 내왔다. 그런데 생고기가 아닌데다가 고기가 얇아서 놀랐다. 등심은 직원이 친절하게 직접 구워주었는데 음... 굽는 건지 태우는건지 약간 애매했다. 양념이 된 고기라 맛은 좋았지만 확실히 우리와는 고기 굽는 스타일이 다르다. 

​두번째 주문한 고기 2인분이 나왔는데, 양이 많지는 않다. 담백하니 먹을만 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곱창이 있어서 역시 2인분을 시켜보았는데, 가격이 싸서 양이 적은 것은 이해되는데 곱창을 뒤집어 까놓아서 뭔가 식감이 달랐다. ㅠㅠ 나쁘지는 않았지만 추천 메뉴가 되긴 힘들 듯.​

​저녁의 도톤보리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복귀하면서, 단골 편의점에서 신나게 쇼핑을 했다. 오사카에 와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것은 우리나라보다 저렴하고 퀄리티가 좋은 편의점 식품들이다. 우리나라에서 5만원 어치가 될 것 같은데 여기서는 3만원이면 충분하다니, 황당할 뿐. 15년 사이에 우리나라 식품 물가가 일본 식품 물가를 능가한 것은 확실하다.


3일째 아침,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체크아웃을 했다. 이번 여행은 커다란 여행 가방은 안가져오고 배낭만 매고 왔는데 마지막날 최대한 관광을 하다가 저녁때 공항으로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끌고 다니는 여행 가방이 없으니 생각보다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첫번째 코스는 오사카 성 관광이다. 오사카 주유패스를 이용하여 최대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이용해보기로 했는데 오사카 성 입장권과 고자부네 놀잇배 탑승권이 그 중에 하나이다. 숙소 앞의 센니치마에선 사쿠라가와 역에서 전철을 타고, 오사카우에혼마치 역에서 다니마치선으로 환승하여 다니시마욘초메 역에서 하차했다.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일본 성은 직접 와보니 느낌이 많이 달랐다. 역시 답사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주로 목재를 이용하여 복원을 하는데, 오사카 성은 의외로 쇠를 많이 사용한 부분이 많이 보였다. 전문가가 아니라 잘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문화재와는 다소 느낌이 다르다.

​실제 신혼부부인지 연출인지는 모르겠지만, 서둘러 한장 촬영~!

​한쪽에 있는 무도관에서 많은 사람들의 기합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많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입장해서 수련을 하고 있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볼거리가 되니 일석이조인 셈. 그러나 벗어놓은 수많은 신발에서 발냄새가 너무 심했다.

​성에 들어가기 전에 노점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입장. 오사카 소시지는 우리나라 소시지와는 식감이 달랐다. 탱글탱글하지 않고 푸석하다고 해야할까.

​사진으로 많이 보아왔던 오사카성 천수각. 직접 보아도 장관이다.

​가까이서 보니 건물의 질감이 상상하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 너무 근대 느낌이 강하다고 해야할까.

​대포도 한정 놓여있다.

​엘레베이터 타는 줄과 걸어서 올라가는 줄이 있는데, 당연히 우리는 줄이 길지 않은 걸어서 올라가는 길을 선택.

​힘들게 올라가니 바람이 신나게 불어줘서 시원했다.

​최소한 일본에서는 미세먼지 걱정은 안해도 될듯. 하지만, 만만치 않은 방사능 오염 걱정거리는 있겠지.

​시간이 맞지 않아서 예약만 하고 타지 못한 고자부네 놀잇배가 보인다. 별것 아닌데 못타고 온 것이 아쉽다. ㅎㅎ

​이제 슬슬 내려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미니어처는 어디에서 보든지 우리의 동심을 자극하는 것 같다. 

오사카성 관람을 마치니 다니마치선 덴마바시 역이 더 가까워서, 덴마바시 역에서 히가시우메다역으로 이동했다.

​우메다 역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찾은 것은 헵 파이브 관람차였다.

​주말인데도 사람이 많지 않아서 곧바로 탑승했다. 역시 오사카 주유패스로 무료 입장.

서서히 올라가기 때문에 박진감은 느끼지 못하지만 꽤나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주변 경관을 보기에는 좋다. ​

​점심은 우메다역 지하상점가 중에 역시 줄을 안서도 되는 우동집에서 해결했다. 고깃집도 그렇고 한국어 메뉴판이 있기 때문에 주문이 어렵지 않다.

​심플해보이는 우동 조차도 기본기가 느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메밀 소바 종류가 몇개 안되는데, 참으로 다양한 메밀 소바가 있었다.

​노멀한 메밀 소바는 딸내미에게 뺏기고, 딸내미가 주문한 오리고기 메밀소바는 내가 해치워야 했다. 특이하고 먹을만 했지만, 나는 노멀하고 양 많은 메일 소바를 먹고 싶었다.

​식사를 마치고 찾아간 곳은 우메다 스카이 빌딩이다. 지하도를 지나서 가야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 조금 헤멨다.

​오사카 주유 패스 덕분에 공짜이니 찾아왔지, 일부러 찾을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35층인가부터 3층 정도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공중정원 전망대에 올라오니 오사카가 어떤 도시라는 것이 느껴진다. 저 멀리에 오사카 성이 보인다.

​이보다 더 높은 건물들이야 많겠지만 이 정보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생각보다 화려한 공중정원이 아니어서 조금 실망.

​마치 서울 어딘가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

​남산 타워에서 주변 풍광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도톤보리 리버 크루즈이다. 미도스지선 우메다역에서 난바역으로 이동하여 조금만 걸으면 도톤보리 리버 크루즈를 탈 수 있다.

​열정적으로 일본식 영어를 구사하며 안내하시는 할머님. 덕분에 20분을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도톤보리의 각각 다리는 나름 저마다 컨셉을 가지고 설계되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

대미는 글리코 간판을 보면서 장식했다.


아무래도 가까운 일본이라 2박 3일 여행을 쉽게 생각했는데, 막상 다녀와보니 전혀 우습게 볼 여행이 아니었다. 우리는 주로 도보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피로도가 높았고, 짧은 여행이다보니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시간이 적지 않게 부담이 된다는 것을 실감했다.

다음 오사카 여행은 미리 비행기표를 예약해서 가능한 한 저렴한 비용에 여유있는 스케쥴로 다녀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