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음식 이야기 - 홍대 빵꾸반점

2013. 7. 7. 09:54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예전에 한번 저녁 늦게 들렀다가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해서 발길을 돌려야 했었던 "빵꾸반점". 이래저래 접근성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조금 일찍(그래봐야 저녁 8시쯤) 도착해서 반드시 먹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30분 정도를 기다렸다. 배고프다는 아들내미를 달래가면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감격적인 기분으로 들어섰다. 

 요즘들어 예전에는 하지 않았던... 장시간 기다렸다가 음식 먹기를 자주 하는 기분이 든다.

 아쉽게도 지금은 면요리 자체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건다운님 블로그에서 보았던 "백짬뽕"을 꼭 맛보고 싶었는데.

 여기만 보면 가게가 작아보이는데 안쪽으로도 생각보다 테이블이 많은 편이다. 오너쉐프이신 가게 주인분께서 바쁘게 요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름과 인원수 써놓고 기다리는게 얼마만이냐..

 아들내미가 호기심을 가지고 계속 열었다 닫았다를 철가방. 메뉴가 들어있다. 개수가 충분하지 않아서인지 다른 테이블에 빼앗겨서 아들내미가 아쉬어했다.  

 메뉴를 펼쳐서 보는 방식으로 면 요리는 없었다. 첫번째 방문에서는 퇴짜를 맞았고, 두번째 방문도 꽤 오래 기다린만큼 맛있을 것 같은 요리를 충분히 시켜 먹기로 했다.

 집사람은 시원한 생맥주 500 한 잔을 시켜서 마시는 중... 운전해야 하는 본인은 구경만... 

 건다운님 블로그에서 소개된 "배추 탕수육". 아들내미의 표현을 빌리자면 탕수육인 줄 알고 먹었더니 돈가스 맛이 나네! 고기가 부드럽게 잘 튀겨졌고 소스도 과하지 않은 것이 훌륭한 맛이었다. 아들내미는 몇 조각 먹고 배부르다면서 포크를 놓는 바람에 본인이 거의 대부분을 먹게 되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두번째로 나온 "xo가지새우볶음". 가지가 맛있게 볶아졌고 건더기가 실해서 역시나 맛있었다. 이것은 집사람이 대부분을 먹어치웠다. 두가지 요리 모두 기대치 이상의 맛을 보여줘서 만족도가 급격히 올라갔다. 

 세번째로 나온 "연두부짬뽕탕". 주문 시에 면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밥 요리를 따로 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워낙 우리 부부가 짬뽕을 좋아하는 탓에 밥 따윈 없어도 상관없었다. 처음 맛을 보았을 때는 다소 맛이 밋밋하다고 느꼈는데, 계속 먹다 보니 적절한 느낌의 짬뽕국물과 건더기가 조화로운 맛을 보였다.

집사람과 열심히 나온 요리를 싹싹 먹은 소감은 "훌륭하다!"라는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재료가 다 떨어져서 퇴짜를 맞거나 줄을 서서 충분히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접근성이 좋지 않아서 애들을 데리고 가기에는 쉽지 않겠지만, 어른들끼리 중식이 땡길 때 자주 이용하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