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6. 16:36ㆍ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2008년 9월에 출고해서 현재까지 약 7.5년 동안 84,000km를 몰고다녔던 오피러스 GH270을 오늘부로 떠나보냈다.
어제 밤늦게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10여군데의 중고차 업체에 판매 상담을 신청을 했었다.
막상 판매 상담 신청을 하고나니 밀려오는 주체하기 힘든 감정에 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
내 자신이 타고 다닌 것은 약 3년 정도 밖에 안되고 5년 정도는 집사람이 주로 몰고다녔음에도,
파란만장했던 시기에 힘들게 사서 행복하게 타고다녔던 차이어서 그런지 예전에 8년 타던 EF소나타를 처분할때와는 다른 기분이다.
5군데 업체에서 방문해서 차량의 상태를 샅샅이 검증해보고 나서 (한군데는 직접 시운전까지 해보았다)
이구동성으로 "연식대비 차량 관리 상태가 좋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솔직히 내게는 이런 평가가 너무 기뻤다.
그동안 나름 신경써서 관리를 해왔는데, 아마 상태가 별로라고 했다면 더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5팀의 신랄한 평가를 조목조목 들으며, 적정 가격대가 어느 정도일지 비로서 가늠할수 있게 되었고
가장 마지막에 다행히도 괜찮은 가격으로 오퍼를 받아서 계약을 결정하였다.
링컨 타운카를 제외하고는 가장 마음에 드는 궁둥이를 가진 차량이었기에, 매번 바라볼때마다 흐뭇하고 기분이 좋았었다.
이제 이 아름다운 오피러스의 궁둥이를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리다.
차량을 넘겨주기 위해, 차안에 있던 모든 것들을 떼어내고 나니 비로소 다른 사람 손으로 넘어간다는 것이 실감났다.
그리고 밀려오는 쓸쓸함을 주체할 길이 없었다.
너무나도 신속하게 계약서 작성 및 입금, 매매용 인감 전달이 끝나버려서 너무나도 허무했다.
곧바로 이전 작업까지 마무리한다고 하니 이렇게 쉽게 끝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업체의 검증 및 계약과정은 한시간도 채 안걸렸고 멀어저가는 오피러스의 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했다.
잘가라, 나의 오피러스여...
잘가라, 나의 30대 파란만장했던 시절의 동지여...
부디 좋은 주인 만나렴...
오피러스는 내게 좋은 차를 모는 사람으로써의 인성에 대해 고민을 하게 만들어준 차였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안전 운전을 하게 만들어준 차였다.
썩 좋지 않은 연비 덕분에(!?) 연비 운전에 대해서 연구하고 실천하도록 해주었고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오피러스를 운전할 때에는 그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고,
가족들이 뒷좌석에서 편하게 어디든지 갈 수 있게 해준 차였다.
아듀, 나의 오피러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