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동차 이야기 - 6세대 골프 1.6 TDI 출고 및 주행기

2013. 4. 26. 11:04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골프 1.6 TDI 구입기는 이전글 참고~!

http://nashorn.tistory.com/entry/%EB%82%98%EC%9D%98-%EC%9E%90%EB%8F%99%EC%B0%A8-%EC%9D%B4%EC%95%BC%EA%B8%B0-6%EC%84%B8%EB%8C%80-%EA%B3%A8%ED%94%84-16-TDI-%EA%B5%AC%EC%9E%85%EA%B8%B0


아침부터 비가 내려서 다소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오후에는 비가 개어서 다행이었다. 저녁에 AP모터스에 방문하니 깔끔하게 썬팅, 글래스코팅, PPF시공까지 된 은색 골프가 맞이하고 있었다. 시공 내역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가볍게 확인만 하였다. 업체 스스로가 엄격한 기준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굳이 까다롭게 살펴볼 필요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썬팅 시공 때문에 번거롭게해서 죄송하다며 B필러까지 서비스로 PPF 시공을 해주었는데 뭘 더 바라겠는가. 글라스틴트와 AP모터스의 시공 인증서(증명서!?)를 수령하고 차량에 탑승했다.

http://nsi312.blog.me/80189456154



이제 남은 것은 양재에서 파주까지 약 70km를 몰고 가야하는 일만 남았다. 낯선 차량에 적응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주행을 해야하는 탓에 신경이 곤두섰다. 장인어른께서 이전에 사용하시던 네비를 나중에 장착할것이라, 이때 사용하기 위해 미리 안드로이드용 "김기사"라는 어플을 설치해놓았다. 무료 어플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길찾기 알고리즘이나 안내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예전에 애용하던 SKT의 티맵은 막히는 길을 우회하는 것과 도착 예정시간의 정확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였지만 지금은 이런저런 이유로 쓰고 있지않고, 가끔 써보려고 시도하는 올레 네비는 초기보다 기능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는데 아이폰 3Gs의 문제인지 수시로 GPG연결이 끊겨서 제대로 안내가 안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김기사 어플을 사용해보니 충분히 쓸만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남대교까지 다소 막히는 길을 주행하면서 골프의 운전 감각을 익히는데 주력하였다. 썬팅 시공 때문에 창문을 못열고 가다보니 새차 냄새를 그대로 맡으면서 가야하는 것이 고역이었다. 이럴 때는 썬루프가 절실하게 느껴졌다. 골프의 새차 냄새는 예전에 리오SF에서 나던 싸구려 플라스틱 냄새와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글라스틴트에서 옵틱으로 전면 55%, 측/후면 15%로 시공을 해준 썬팅(틴팅!?)은 야간인데도 문제없이 시야 확보가 가능해서 마음에 쏙 들었다. 한 여름에 뙤약볕에 차량을 방치해두면 차문을 열었을 때 더워서 들어가기가 힘든데, 열차단을 어느 정도 해줄지 기대가 된다. 

http://cafe.naver.com/vwtdi/277908

차에 조금 익숙해질만 하니 올림픽대로에 들어섰고 조금씩 길이 뚫리면서 제대로 주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2,000km까지는 길들이기를 하시도록 할 생각이라 2000 알피엠이 안되도록 신경쓰면서 70~80km로 주행을 했다. 아무래도 디젤 차량이라 정차 중이나 저속 주행 시에는 엔진 소리가 거슬리게 들렸지만, 고속주행시에는 엔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연료는 1/4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주행 가능 거리가 200km가 훨씬 넘게 남았다는 것이 뿌듯했다. 생각보다 시트 포지션이 높아서 주행이 수월했고 적당히 하드한 승차감과 적절한 핸들링 감각은 독일차의 그것이었다. 

예전에 가끔씩 집사람의 리오SF를 몰고 다닐 때, 소형차야말로 그저 달리는 기능에만 충실한 진정한 의미에 "차"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었다. 리오SF에는 최소한의 편의 장치만 있을 뿐, 다른 사치는 기대하기 힘들었지만 차체가 작아서 마음 편하게 운전하고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정비소를 가도 왠만한 문제는 그냥 타라는 식이었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차량 유지비도 거의 들지 않았다. (엔진오일 교환 정도) 솔직히 "실속"이 있는 차라는 것은 바로 리오SF와 같은 국산 소형차가 아닌가 한다. 그래서 나는 국산차라고 해도 준중형차 이상을 타면 실속이라는 말이 무색하다고 본다. 그런면에서 골프 1.6 TDI는 상당히 "실속"이 있는 차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물론 차량 가격이야 아무리 할인을 받아서 샀다고 해도 국산 준중형 풀옵션이나 중형차 약간 고급 모델 수준의 가격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외관/내장 모두가 불필요한 부분이 거의 없이 꼭 필요한 부분만 갖춰있는데다가 승차감과 연비가 훌륭해서 충분히 상쇄가 된다.


아쉬운 점이라면, 기본으로 "크루즈컨트롤"이 장착되어 있지 않은 점(파크어시스트 대신 넣어주지), 수동 시트 포지션 조절 레버 사용이 불편한점, 사이드 미러 조정 방법도 불편한 점, 전/후방 감지 모드 동작이 적응 안되는 점, 주유구가 작아서 주유기가 불안하게 걸쳐져서 계속 들고 있어야 하는 점 등이다. 사소한 부분들이기는 하지만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다소 불편함을 감수해야할 것 같다. 파주에 도착한 다음 저녁을 먹고, 장인어른께서 직접 감각을 익히실 수 있도록 같이 타고 일정한 거리를 주행해보면서 이런 저런 사용 방법과 주의해야 하는 사항들, 그리고 실제로 셀프주유소에 들러서 셀프 주유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설명을 드렸다. 차량 자체에는 금방 적응을 하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고, 세부적인 사용법은 차차 익혀나가시면 될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는 장인어른께서 9년 동안 16만km를 주행한 뉴EF소나타를 몰고 왔는데, 깜짝 놀랐다. 차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타시는 편이신데도...

"차가 왜 이렇게 잘나가지!? 무려 16만km나 뛴 9년된 똥차소나타인데?"

급격한 코너링에서는 뒤쪽이 흔들리는 문제라던지, 가벼운 핸들링 등의 아쉬운 점은 다소 있었지만, 차가 너무 잘나가서 집에 도착할 때까지 어리둥절한 기분이었다. 


"뭐지, 이 기분나쁜 느낌은..."

좋은 차들의 승차감이나 재미를 떠나서, 그간 국산차에 대해서 무의식중에 가졌던 여러가지 생각들이 갑자기 무너지기 시작했다. 생애 첫차였던 "EF소나타"나 집사람의 "리오SF", 지금도 타고 있는 "오피러스", 그리고 16만km를 주행한 "뉴EF소나타"까지... 타는 사람의 성향이나 입장, 취향, 라이프스타일 등에 따라서 국산차들도 분명히 "최고의 차"라고 부를 수 있다라는 "당연한" 진리를 이제서야 깨닫게 된 것이다. 따라서, 더 이상의 "국산차, 외제차의 비교나 비난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차가 있을 것이고 그 차를 통해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면, 그 차야 말로 그 사람에게는 "최고의 차"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일부러 내 개인적인 판단에 장인어른께 적합할 것 같은 "골프"를 장만해드렸기는 했지만, 부디 그 차가 장인어른께 진정으로 인정받는 장인어른의 최고의 차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