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동차 이야기 - TT 로드스터 타이어가 찢어지다

2016. 11. 4. 09:41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근 1년만의 부산 출장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TT 로드스터에 탑승을 했다. 차에 타기 전에 왠지 날씨가 춥게 느껴져서 두꺼운 외투를 단단히 여몄는데, 이전에 차량 사고가 나면 느꼈던 그런 추위가 느껴져서 왠지 불안했다. 출발 후 내부 순환도로에 진입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 멀쩡하게 정속으로 주행하던 차에 오른쪽 타이어들을 앞뒤로 뭔가가 밟히고 지나간 느낌이 들었다. "두~둥~~" 곧바로 "타이어 이상" 경고등이 뜬다. 


아까 밟았던 뭔가가 심상치 않은 무언가일 수 있었는데, 이전에 작은 못이 박히는 것 때문에 고생한 것을 생각하며 이번에도 조금 새는 것이겠지하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점검할 생각으로 계속 주행을 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주행을 하니 타이어에 이상이 있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고, 나중에는 컨트롤도 쉽지 않게 되었다. 비상등을 켜고 서초 IC로 빠져서 한쪽에 차를 세웠다. 내려서 확인해보니 조수석 뒤쪽 타이어에 바람이 많이 빠진 상태이다. 

긴급 출동 서비스를 불렀더니, 타이어를 완전히 빼서 확인을 해보는데 타이어가 ㄱ자로 찟어져서 바람이 숭숭 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출동한 기사님이 지렁이 3개를 끼워서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는데, 3개를 끼워넣었는데도 여전히 바람이 샌다. 이 상태로는 주행 불가라고 판정을 하고, 견인차량을 부른 다음 잠자고 있던 집사람에게 E클래스를 몰고 와달라고 전화를 했다. 당장 부산으로 출발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TT 로드스터는 우선 아파트 주차장까지만 가져다놓고 나중에 조치하기로 한 것이다.

본인은 집사람이 몰고온 E클래스를 타고 다시 부산으로 향했고, 집사람은 TT 로드스터를 적재하고 집으로 향하는 견인차에 동승하여 집으로 향했다. 다행히 E클래스는 만땅 주유후 겨우 100km를 주행한 상태였고, 이 정도면 충분히 서울-부산 왕복이 가능할 것 같았다. 출발해서 2시간 정도를 TT 로드스터의 타이어 문제 때문에 허비한 상황이고, 전날 늦게까지 일을 하고 온 터라 중간 중간 휴게소에서 30분 정도씩 쪽잠을 자면서 졸음과 싸우면서 겨우 겨우 도착했다. 

최악의 컨디션으로 하루 종일 강의를 하고 숙소에 도착을 하니,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토요코인 호텔"이 반겨준다. 싸구려 모텔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안정감이다. 부득이할 경우에는 모텔이나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기는 하지만, 출장 갔을 때는 이정도 가격에 토요코 인 호텔 만큼 괜찮은 숙소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꼭두 새벽부터 한숨도 못잔 상태라서, 짐만 내려놓고 얼른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갔다.

​부산 출장을 오면 늘 들르는 돼지국밥집에 가서, 당연하게도 "수육백반"을 주문했는데 뭔가 비주얼이 이전과는 다르다. 물론 맛도 달라서 (다 먹기는 했지만) 식사후 계산을 할 때 여쭤보니 6개월전에 주인이 바뀌었단다.

​밖에 나와서 다시 보니 왠지 간판이 새것이고 인테리어도 한지 얼마 안되어 보인다. 자주 들르던 단골집이 또하나 사라졌다는 아쉬운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와서, 깨끗이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푹 잔 덕분에 컨디션이 조금 괜찮아졌지만, 아침 6시 반에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 겨우 일어나서 씻고 7시부터 시작하는 식사를 하러 2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아침 일찍부터 일본 관광객인 듯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줄을 주욱 서있다. 우리나라 사람들과 달리, 이분들은 꼼꼼하게 식판에 모든 음식을 정성스럽게 담는다. 당연히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답답할 수 밖에 없는데, 어쩌랴. 어느나라 출신인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인 남자 하나가 뒤에서 계속 뭐라고 궁시렁 거리는데 그렇다고 일본인들이 서둘지는 않는다.

​늘 한결같은 조식을 양껏 멋고, 부산의 아침 출근길을 뚫고 부산정보진흥원 건물에 도착했다. 이 주차 위치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자리라, 출장만 가면 반드시 여기에 세운다. 좌우 차량의 테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최상의 주차 공간이다.

둘째날 저녁은 빨리 숙소로 돌아가서 역시 단골인 밀면을 먹으러 가고 싶었지만, 수강생분들과 센텀에서 1차, 서면에서 2차를 하면서 술자리를 가졌다. 그동안 서면에 자주왔고, 가족들과도 여행을 온적이 여러번 있지만 서면 주변에 괜찮은 곳들이 어디있는지 전혀 몰랐는데, 수강생분들의 도움으로 돼지국밥 거리와 쇼핑하고 술마시는 곳들이 어디인지 알게 되었다. 한분이 추천하신 "미누식당"으로 들어가서 막거리와 전, 그리고 특이한 닭갈비를 먹고 마셨다.

​부산에서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서울에도 많이 수출(!?)되었다는 "생탁"은 달달한 것이 여성분들이 좋아할 만한 막걸리였다. 생탁말고도 괜찮은 막걸리가 있다는데 아쉽게도 먹어보지 못하고 왔다. 이름도 까먹었네.

​이번 출장의 경우, 점심시간 때도 수강생분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게 되어 센텀 주변의 괜찮은 식당들을 여러 곳 알게 되었다. 이전과는 달리, 개인적인 페이스가 깨져서 뭔가 정신이 없었지만 나름 간만에 즐거운 출장이었다.

​강의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다행히 크게 막히지 않고 부산에서 벗어나서 고속도로에 진입할 수 있었다. 내려갈 때와 달리, 올라 올때에는 컨디션이 좋아서 다행이었다. 첫번째 휴게소에서 우동으로 간단하게 끼니를 떼우고 계속 달렸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상행선에서 공사로 인한 일부 정체 구간이 있어서 20~30분쯤 지체 되었지만, 주행 연비가 나쁘지 않았다. 

​913km를 주행하고도 (서울시내 주행 100km + 서울-부산왕복 800km) 몇리터가 남았다. 이틀후, 고급유를 주유했는데 만땅 채우고도 겨우 12만 5천원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휘발유 차량이 한번 주유로 손쉽게 서울-부산 왕복이 가능한 것이 정말 마음에 든다. E220 디젤로 샀었더라면 아마도 눈물을 흘리면서 탔을 것 같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