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캠핑 이야기 - 난지캠핑장 (2013.07.20~07.21) #7

2013. 7. 21. 10:53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지난 5월 중순에 7월 주말에 난지도 캠핑장 예약을 위해서 폭주하는 서버로 예약신청을 하느라 무려 한시간이나 고생을 했었다. 그 결과 좋은 자리 한자리와 바로 옆자리 예약을 못해서 약간 떨어진 곳에 한자리를 예약했다. 작년에 부모님과 같이 왔었는데 한자리밖에 예약하지 않았던 탓에 부모님께서 불편하게 주무셔야했었기 때문이다. 작년 난지도 캠핑장에서의 캠핑기는 아래 링크 클릭~

http://nashorn.tistory.com/entry/%EB%82%98%EC%9D%98-%EB%8B%B5%EC%82%AC%EA%B8%B0-%EB%82%9C%EC%A7%80%EC%BA%A0%ED%95%91%EC%9E%A5-2012-8-25

이번 캠핑은 우리 가족과 부모님, 그리고 동생가족까지해서 총 어른 6명, 아이 3명이 함께하게 되었다. 이미 캡틴체어 2개를 추가 구입한 상태라 의자가 6개 정도가 되는데 그래도 앉을 공간이 부족한 터라 애들이 앉을 수 있는 작은 의자들을 몇개 살까 고민했었다. 그러다가 야전침대를 사면 앉을 자리도 2개 정도 추가로 확보되는 것은 물론 밤에는 어른 한명이 잘수 있는 자리가 생긴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게다가 이미 많은 의자를 더 사기보다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야전침대를 구입하는 것리 현명할 것 같았다. (나중에 도전할 동계 캠핑시에 유용한 장비이기도 하다)

더불어 난지 캠핑장은 다른 캠핑장에 비해 사이트와 사이트 사이의 간격이 좁은 편이고, 왕래하는 사람도 많은 편이라 타프만 쳐놓고 잠들거나 자리를 비우기에는 불안한 부분이 있어서 보안 및 벌레를 막을 수도 있는 용도로 타프와 연동(!?)되는 사면 모기장 스크린도 구입했다. 결과적으로 이 두가지 장비는 꽤나 잘샀다고 판단된다.




토요일 열시 반쯤 캠핑장에 도착해서 예약 확인을 하고 쓰레기 봉투 한개와 초과 인원 1명 입장료를 지불하고 리어카 2개에 장비를 잔뜩 싣고 예약 자리로 향했다. 텐트 하나는 아버님과 동생이 치기로 하고 나는 집사람과 먼저 타프를 쳤다. 익숙한 솜씨로 타프를 치고 새로 구입해온 모기장 스크린을 타프에 연결해서 장착했다. 예상대로 설치가 어렵지 않았는데 처넣고 보니 나름 괜찮아 보였다. 다른 사람들은 앉아 있을 수 있도록 의자를 먼저 세팅하고 테이블, 키친테이블, 그리고 야전침대까지 설치하고 나니 비로소 그럴듯한 사이트가 구축되었다.



난지캠핑장은 이미 텐트가 쳐있는 사이트와 텐츠를 직접 칠 수 있는 사이트로 구분하여 예약할 수 있는데, 작년에는 이미 텐트가 쳐있는 곳을 예약했었다. 그냥 텐트에서 잠만 자면 되니 편하긴한데 텐트도 낡았고 따로 타프를 치기가 애매해서 이번에는 직접 텐트를 칠 수 있는 사이트 2곳을 예약한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텐트가 신형으로 바뀌어서 크기고 크고 장비도 새것인 듯했다. -_-;;;; 차라리 하나 정도는 텐트가 쳐있는 사이트를 예약할 걸...



사이트 구축이 끝나고 점심을 거하게(!!) 먹은 다음, 애들을 데리고 자전거 대여소로 향했다. 바로 옆에 있는 야구장을 지나서 좀더 걸어가면 나오는데 1시간 대여료가 1인용은 3,000원, 2인용은 6,000원이다. 이미 야전침대와 "혼연일체"를 이루고 있는 딸내미는 부모님께 맡기고 아들내미와 조카를 데리고 갔다. 아직 자전거를 정식으로 배우지 않은 아들내미는 보조바퀴가 달린 두발 자전거를 빌려주고, 조카는 동생이 뒤에 태우고 자전거를 탔다. 나는 역시 자전거를 못타는 집사람과 2인용 자전거를 타고 아들내미를 따라다녔다. 작년에도 여기에 와서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갔는데, 이번에도 한시간동안 비맞으면서 열심히 타는 것을 보니 이제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사줘서 가르쳐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다섯시쯤 가족들의 성화(!?)에 못이기는 척 장작에 불을 붙이고 동생 부부가 사온 새우, 소시지, 고기를 구워 먹기 시작했다. 베란다에 보관을 했던 장작이 장마철에 습기를 먹어서인지 불이 붙을 때 연기가 많이 나고 쉽게 꺼져버리는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장마철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초반에 새우와 소시지를 너무 맛있게 먹어서인지 이번 캠핑에서는 고기가 인기가 없어서 목살만 다 구워먹고, 삼겹살은 조금만 먹고 나머지는 다시 가져가야 했다. 맥주도 500ml 짜리 20캔을 가져갔으나 초저녁부터 마시다보니 금방 동이 나버렸다.



모처럼 온 가족이 밤늦게까지 모여 앉아서 분위기 좋게 캠핑을 즐길 수 있었다.



저녁이 되자 한두 사이트씩 철수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처음에는 어렵게 예약하고 와가지고 왜 금방 철수할까 했는데 아마도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 때문인 듯 했다. 하루 종일 바람이 거세게 부는 것이 비가 오기는 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밤 중에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동생 가족이 자던 텐트에 비가 새는 바람에 이동식 그늘막을 하나 신청해서 설치하기도 했다. 다행히, 타프는 문제 없이 버텨주었고 우리 가족이 자던 텐트는 옆에 떨어져있던 그늘막 천을 이용해서 보강한 덕분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다음날 아침, 지금까지의 캠핑 중에 가장 잠을 설쳐서 힘들게 일어났다. 아버님이 끓여주신 라면으로 온 가족이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 서둘러 철수 준비를 하였다. 다행히 밤새 비가 많이 온 편이 아니어서 장비들이 젖기는 했어도 우중 철수는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이번 캠핑에서 아쉬운 점이 몇가지 있었다. 


- 캠핑이 끝나고 자신들의 쓰레기를 제대로 가져가지 않아서,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온 다음 쓰레기가 굴러다니는 엉망이 된 곳이 있었다. (아래 사진의 쓰레기 봉지는 우리 것이 아님)

- 수시로 이동주차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올 정도로 차량 주차 시에 비매너인 사람들이 많았다.

- 사이트 간격이 좁다보니 줄이 엉켜 있어서 이동 시 위험한 경우가 있다. (특히 우리 왼쪽 사이트는 텐트도 치지 않고 헥사 타프만 쳤으면서 굳이 우리 사이트 옆에 바짝 붙여서 설치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고약한 심보하고는...)

- 작년보다는 고성방가하는 사람들이 적어졌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한밤중에 이동하면서 시끄럽게 떠는 사람들이 있었다.

- 텐트 치는 공간이 아닌데 빈 공간에 텐트 치고 자는 놈들은 뭐냐? (그럼 굳이 왜 힘들게 사이트 예약을 하는지?)

- 사이트 관리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친절하고 괜찮았은데, 일부 인원의 태도나 행동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일요일 오전 10시까지 철수하면 되는데 거의 철수준비가 끝나고 잠시 쉬고 있는 상황(12분 정도 남은 상황)에서 빨리 철수 안한다고 싸가지 없게 독촉하는 놈 때문에 기분 잡쳤다.



이번 캠핑에는 사람도 많고 장비도 많을 것 같아서 텐트 2개와 의자 2개를 미리 아버님의 테라칸에 실어놓았기 때문에, 장비가 좀더 늘었음에도 어렵지 않게 오피러스에 모두 실을 수 있었다. 비록 뒷좌석 중 한자리는 짐에게 내주어야 했지만...





캠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텐트 하나만 빼고 대부분의 장비를 오피러스에 싣고 올 수 있었다. 리어카 2개분이 넘는 장비들이 오피러스에 들어가는 것을 처음 보신 부모님께서는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셨다. 그러나 여전히 본인은 트렁크 공간의 사이즈에 배가 고프다. 당분간은 E클래스와 오피러스 2대가 함께 출동하는 형태로 해서 E클래스에는 장비를 수납하고, 오피러스에는 애들을 태우는 방식으로 캠핑을 다닐 계획이다. 내년쯤에는 트렁크 공간이 큰 오프로더를 반드시 구입해서 수납공간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테다.



난지캠핑장은 30분 정도면 오고 갈 수 있는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캠핑장이다. 다소 아쉬움이 있기는 해도 이번처럼 가족들이 함께 캠핑을 하기에는 시설면에서나 편의성에서 있어서도 분명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내년 여름에도 한번쯤은 예약하고 다시 찾기는 하겠지만, 이왕이면 좀더 즐겁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캠핑장으로 다함께 노력했으면 한다. 그렇게 어렵게 예약 신청을 하고 와야하는 캠핑장이라면, 좀더 배려하고 매너있게 캠핑을 즐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암튼 이번 지난달부터 이번달까지 캠핑을 다니느라 고생한 집사람을 위해서, 8월에는 캠핑을 쉬고 좋은 시설이 갖춰진 호텔 여행을 다녀와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