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코란도스포츠 CX7 익스트림 구입기

2016. 10. 17. 21:36기타/까칠한 나숑의 이야기

본인의 인생의 목표 중에 하나를 드디어 "완수"했다.

양가 부모님께 차를 사드리는 것이 목표였고, 장인어르신께는 이미 "골프"를 사드린지 3년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아버님께는 차를 사드리지 못했었는데 13년 넘은 아버님의 "테라칸"이 드디어 수리비가 들기 시작하는 것 같아서 새차를 뽑아드렸다.

그다지 비싼 차를 사는 것도 아니었는데, 상당히 우여 곡절도 많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지라 끝나고나니 후련하다.

원래는 현대자동차의 "포터" 더블캡 4륜 차량을 예약을 해놓고 2달을 기다렸다. 9월말쯤 출고 예정이라던 차량은 파업과 맞물려서 10월 12일 출고가 확정되었다. 그러나, 그 과정상의 문제는 모두 제껴놓더라도 현대자동차 영업소의 모차장이 차를 팔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계약을 해지하고, 서둘러 쌍용자동차의 "코란도스포츠" CX7 익스트림 모델을 계약하여 출고하게 되었다.

현대자동차의 담당자는 천연덕스럽게 다음과 같은 일을 벌였다.

1. 차 계약 전에 이미 유로6 대응 때문에 엔진이 변경될 것이고 이것 때문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정보를 이미 알고 있었지만, 계약 당시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그리고 한달쯤 뒤 차량 가격 인상 직전에 전화를 걸어서 전혀 죄송하지 않아보이는 목소리로 차량 가격이 인상되어 어쩔 수 없게 되었단다.

2. 출고 시기(9월말)가 되었는데 아무 연락이 없어서 전화를 했더니, 마침 연락하려고 했다면서 파업 때문에 10월 7일로 연기 되었단다.

​3. 10월 7일 즈음에 전화를 하니 죄송하다는 말 없이 10월 12일로 확정되었으니 준비하란다. 여전히 자기가 직접 연락하지 않았다. 허허~!!

그리고 차량 출고 과정에서 조율이라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하고 뭘 물어봐도 늘 돌아오는 답변은 "어렵다", "안된다"라는 말뿐이었다. 겨우 2천만원짜리 차량을 구입하면서 이렇게 어이없는 상황을 맞이하는 것은 예상치도 못했기에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차를 파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차를 팔겠다는 것인지, 말겠다는 것인지.

살꺼면 자신들이 하라는 대로 하고, 그게 싫으면 말라는 식인데 장난하냐?

(물론 핑계는 있다. 월급받으면서 일하는 샐러리맨이 무슨 힘이 있겠냐는 핑계)

내가 내 돈 내고 니들이 갑질하는 꼴을 도대체 왜 봐야 하는건데?

그동안 수많은 차량을 구입하면서 이런 꼴을 당해본 적이 없다보니 황당할 뿐이었다.

그래서, 계약 해지 한다고 입금한 비용 환불해달라니 계약서의 맨뒷장을 가져다 달란다. 그리고 그것을 잃어버렸으면 각서를 쓰고 뭐 어쩌고를 해야한단다. 정말 어이없는 놈들이다. 계약해지하는데 무슨 각서가 필요하다는 건지. 계약서 가져다주고 해지한 다음 곧바로 예전에 장인어르신 차량 구입때 거래했던 딜러분께 연락드렸다. 

쉬운 미션은 아니었지만, 역시나 기대대로 요구사항에 맞게 일을 진행하여 신속하게 차량 출고를 해주었다.

되지 않은 놈들 때문에, 천만원이나 더 비싼 차량을 사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차라리 잘되었다 싶다.

우선 포터는 안전성에서 도무지 신뢰가 되지 않는다. 시골에서는 원체 포터와 같은 트럭을 많이 타고 다니기에 아버님께서도 트럭을 사달라고 하셨겠지만, 부모님께서 타고 다니는 차량으로는 적합치 않다! 그리고, 포터 4륜은 수동밖에 안되는 것도 사실 리스크가 있었다. 예전에는 아버님께서도 수동 차량을 많이 타고 다니셨지만 오랫동안 오토 미션 차량만 운행하신 탓에 다소의 적응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캠핑용 차량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던 차였지만, 실제로 타고 다닌 적은 없었기에 직접 실물을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육중하고 거대했다. 좀더 경험해봐야 겠지만, 인터넷 상에서 댓글로 엄청 까인 차량이라서 기대치가 낮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차체도 꽤나 튼튼하게 만들어진 듯 보여서 허약해보이는 포터에 비한다면 상대가 안될 듯하다. 그리고 딜러분께 색깔 선정도 맡겨버린 터라 "쥐색" 코란도스포츠도 처음 보았는데 꽤나 멋져보인다. 다행히 아버님께서 예전에 타고 다니시던 갤로퍼도 쥐색이었다고 하시면서 마음에 드신단다. 정말 다행이다. ㅎㅎ

실내가 정말 구리다는 말을 하도 들었던터라, ​역시 기대 없이 실내를 둘러보았는데 픽업트럭이 이 정도면 된 거 아닌가? 스마트키에 스타트 버튼의 경우, 우리 차량들(벤츠 E200 CGI, 아우디 TT 로드스터)에는 없는 고급 옵션이다. ㅎㅎ 전면,측면,후면의 루마 틴팅, 대시보드 위쪽에 매립된 네비게이션은 딜러분께서 장착해주신 것이고, 2채널 블랙박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저렴하게 구입한 것을 장착해주신 것이다.

​확실히 뒷좌석은 좁은 편이고 장거리 주행시 불편함을 느낄만한 것 같다. 최소한 본인은 이 차량을 몰게 되면 뒤에 앉을 일은 없으니 패스~! 

​익스트림이라는 모델이라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익스트림 모델인지도 모르고 가장 빨리 출고되는 차량을 산거임) 운전하면서 그동안 마주쳤던 코란도스포츠 차량들보다는 뭔가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F-150 정도의 육중함은 느낄 수 없지만, 그래도 일반 SUV들보다는 큼직큼직한 것이 마음에 든다.

신형 코란도스포츠는 유로6 대응을 위해 2.2 디젤 엔진으로 변경되었는데, 이 엔진이 최근까지 벤츠에서 울궈먹었던 바로 그 2.2 디젤 엔진이라고 한다. 미션은 벤츠 5단에서 아이신 6단으로 변경되었다는데 타봐야 알것 같다.

​시골에서 짐을 싣고 다닐 차량이라 적재함 커버(하드탑, 소프트탑, 하프탑 등)을 장착하지 않았다. 커버를 달지 않으면 적재함에 쓰레기를 많이 버린다고 하는데, 참으로 수준 낮은 인간이 많은가 보다.

아무래도 픽업 트럭이고 적재함 크기가 포터와 같은 화물차보다는 적을 수 밖에 없겠지만, 아주 큰 화물을 싣지 않는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적재함의 활용도는 아버님께서 얼마간 타고 다녀보셔야 알 수 있을 듯.​

​적재함을 열면 이렇게 넓게 펼쳐진다. 이건 멋있네.

​차량 출고하러 타고간 TT 로드스터와 비교하면 그 크기가 쉽게 짐작된다. 원체 TT 로드스터가 작긴 하다.

​아버님께서 2003년에 출고하셔서 약 12만km를 주행하신 테라칸 JX290 블랙에디션. 차량의 겉모습은 여전히 괜찮은 편이지만 여기저기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돈 들어가기 시작한 타이밍이라, 이전에 본인의 오피러스를 처분할때 일했던 중고차 딜러분께 판매했다.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머플러가 떨어져서 아버님께서 끈으로 고정해놓으셨다. ㅎㅎ

​오래된 실내 인테리어이지만 그다지 질리지 않는다. 수리할 부분만 계속 생기지 않았으면 타고다니는데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에어백도 고장이 났다. ㅎㅎ 주행거리는 12만km 조금 안되었지만, 서울로 올라오면서 12만km가 넘었다.

​마지막으로 기름을 가득 넣어주고, 세차도 해주었다.

지난 추석 때, 서울에 올라오면서 본인이 테라칸을 몰고 집사람은 애들과 E클래스를 타고 뒤를 따라 왔다. 다행히 무사히 서울까지 올라왔고,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중고차 딜러분께 처분되었다.

안녕~ 테라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