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3대 이상 소유한다는 건...
2014. 11. 28. 00:54ㆍ기타/까칠한 나숑의 이야기
"차를 3대 이상 소유한다는 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미친짓이다."
이것은 현재 본인이 느끼는 주변의 반응이다.
12년동안 2대의 차를 보유해오면서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벽을 느끼게 된다.
차가 2대인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각자 타고다니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쉽게 납득이 가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3대를 소유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확히 반응이 틀리다.
앞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4대, 5대... 계속 보유 차종을 늘려나갈 계획이기 때문에, 겨우 "3대" 가지고 예상치 못한 반응을 접하게 되니 당황스럽기도 하다.
오랫동안 세단스타일의 차량들만 소유하고 타다가, 생전처음 일반성을 탈피한 차량을 소유하게 되니 그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고 타고다니는 즐거움 또한 굉장하다. 하지만, 로드스터는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명확하게 "부적합"하다. 그렇기 때문에 2대의 세단은 여전히 필요하다.
새삼 내 자신이 차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엄청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딜러와의 많은 시간을 투자한 조율 덕분에 나름 만족스러운 조건에 구입했다.
그리고, 로드스터를 타고 다니는 순간순간이 행복하다.
그럼 된 것이다.
애초에 주위 사람들의 생각 따윈 관심 없지 않았던가.
내가 무엇을 하든, 무엇을 사든 항상 말들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름 신중하게 고민하고 결정한 일들이 잘못되었다고 후회한 적이 없었다.
설령 후회한다고 한들 내가 결정한 일이니 묵묵히 감내하면 될 뿐이다.
현재 내가 소유한 차종들도 역시 모두 구입할 당시에 평범한 상황은 아니었다.
아직 경제적으로 과도기였던 35살짜리가 오피러스를 뽑는 것이나, 좀더 나은 상황이었어도 38살짜리가 뜬금없이 E클래스를 출고하는 것에 대해 다들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이 두대의 차들은 여전히 우리 가족에게 사랑받는 애마로 활약하고 있다.
새로 장만한 로드스터는 집사람과 내가 서로 탈려고 안달이고, 먼저 타고 나가는 사람이 임자다.
우리에게 차는 JUST 운송수단이 아니라, 즐거움을 주는 기계이다.
그것이면 족하다.
얼마전에 혜인자동차 마포 매장에 들렀다. 이유는 한가지, 정식딜러사에서 F-150의 병행수입도 하기 때문이었다.
로드스터를 타고 픽업트럭을 구경하러 가니 왠지 기분이 묘하다.
다음에 소유하고싶은 차종은 바로 거대한 픽업트럭이다.
솔직히 우선순위로 따진다면 픽업트럭이 로드스터보다 앞섰지만, 좋은 가격의 물건을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구입타이밍이 적절했던 로드스터를 먼저 사게 된 것이다.
로드스터를 타고 캠핑을 다닐 수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당분간은 E클래스를 몰고 캠핑을 다녀야 한다.
그럼 어떠랴. 픽업트럭을 타고 캠핑을 다닐날을 고대하면서 열심히 살면 된다.
F-150도 내년도에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다.
솔직히, F-150 역시 굳이 신형 모델이 아니어도 되기 때문에 풀체인지 직전이 가장 구입 적기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로드스터를 질렀기에 당분간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매장에서 F-150을 살펴보면서 언젠가 이 차도 소유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너무 기뻤다.
딜러 말대로 현행 모델 역시 많은 전자장치가 들어있다고해도,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거대한 차량을 소유한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러한 불편함이 너무 좋다.
무엇이든 한가지를 사서 다용도로 쓰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겠지만, 나는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고 그 장점을 최대화할 수 있는 것들이 더 좋다.
알고 있는 단점만 감안하고 사용한다면, 내가 원하는 바를 제대로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거대한 픽업트럭의 주용도는 캠핑용과 폭설용이고, 캠핑 카라반을 안정적으로 끌고 다닐 수 있으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온가족이 안락한 승차감을 느끼며 타고 좋은 연비를 가지고, 주차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차에다가 캠핑 카라반까지 끌고 다니는 것을 바라고 싶지 않다. 그런것은 다른 차를 타면 될일이고, 거대한 픽업트럭은 탱크처럼 무식한 힘과 튼튼한 몸체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차를 3대 이상 소유한다는 건, 그만큼 차를 좋아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일이다.
나는 차를 무척이나 좋아하기 때문에, 겨우 3대에 만족할 생각이 없다.
언젠간 2대의 세단과 1대의 로드스터 이외에도, 픽업트럭이나 트랙용 스포츠카 등으로 계속 라인업을 늘려나갈 것이다.
그것이 내 인생의 수많은 꿈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꿈은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