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캠핑 이야기 - 토토큰바위캠프 (2015년 6월 5일~7일) #18

2015. 6. 14. 03:52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어느덧 캠핑을 시작한지도 4년차가 되었다. 하나둘씩 사들였던 캠핑 장비들이 이제는 하나둘 닳기 시작하고 낡아지는 느낌이 든다. 올해들어서는 딱히 사고 싶은 장비가 없어서 아직 캠핑 장비 쇼핑을 하지 않았다. 집사람은 작고 낡은 텐트 대신 투룸 텐트가 눈에 밟히기 시작하는 것 같다. 아직 사야하는 장비들이 있기는 하지만, 가능하다면 지금 장비로 버티고 싶다. 


이번에도 가평쪽 캠핑장을 알아보았다. 역시 네이버 캠핑퍼스트 카페의 협력 캠핑장 중에 "토토큰바위캠프"를 선택했고, 며칠 고민 끝에 확정하고 예약을 마쳤다. 지금까지와 달리, 금요일 저녁부터 2박 3일로 예약을 했기 때문에 본인보다 집사람과 아이들이 캠핑장에 먼저 도착하게 되었다. 당일 비가 간간이 내렸기에, 그것을 피해서 예정보다 일찍 캠핑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지금껏 같이 캠핑을 다니면서 혼자 사이트 설치를 해본적이 없는 집사람이 고생고생하며 애들과 함께 사이트를 구축했다. 원래 캠핑을 좋아하는 아들내미는 적극적으로 돕고, 딸내미는 힘을 써야하는 부분만 겨우 도운듯 하다.


강남쪽에서 일을 마치고 금요일 오후 5시 30분쯤 출발을 했다. 시내를 벗어난 다음부터는 크게 막히지 않아서 80km 정도의 거리를 1시간 40분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지금까지 가보았던 경기도권 캠핑장 중에서는 가장 먼 캠핑장이라고 생각된다.


비가 조금 내린 날씨였지만, 탑을 오픈하고 기분좋게 토토큰바위캠프를 향했다.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서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지 짐작이 되지 않았지만, 기분좋게 캠핑장을 향해 가는 중이라 상관없었다.


갈수록 차량이 줄기 시작한다. 캠핑장을 가면서 시골스런 읍내를 지나는 것도 기분이 묘했다.


차량이 한산해진다. 거의 도착했다는 뜻일 것이다. 주변에 보이는 산들이 시야를 채우기 시작한다.


드디어 도착! 메르스 때문에 파쇄석 캠핑장에는 우리밖에 없었다. 펜션쪽은 단체 손님이 왔는지 시끌벅적했지만, 참을만한 수준이었다.



우리 차와 텐트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


살다보니 내가 사이트 구축을 하지 않았는데도, 준비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낯설다.


집사람이 애써서 친 타프인데 앞뒤로 적당히 당겨주지 않아서 가운데가 가라앉았다.

그래도 이정도면 아주 잘 한 것이다. 나는 타프용 모기장만 쳐주었을 뿐이다.


화악산의 풍경이 멋지다. 밤에는 산 정상에 군부대의 불빛이 다소 UFO스러운 느낌이 든다.


늦게 도착한 탓에, 고기와 소시지만 구워서 맥주와 화이트 와인을 마셨다. 장작을 실컷 태우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었다.


이곳에서 깜짝 놀란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어디에 가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더 많고 선명한 별들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북두칠성을 뚜렷한 모양으로 제대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불이 어느정도 꺼질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어쩌면 이때가 가장 평정심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전기장판 덕분에 따뜻한 텐트에 들어가서 자리에 누웠다. 애들이 커지니 확실히 텐트가 작다는걸 새삼 느낀다.

그래도 이 비좁은 텐트에 오순도순 함께 누워서 자는 것이 즐겁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들내미와 샤워를 하고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어제 밤에 보았던 정상의 불빛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기도 했고, 위쪽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짧은 드라이브를 통해서 안것은 정상에는 민간인 출입 금지라는 것과 터널을 지나면 강원도가 나온다는 사실이었다. 이곳은 경기도의 끝자락에 위치해있던 것이다. 그리고, 화악산에 자전거로 등반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점심때에는 주인장님의 권유에 따라 앞쪽의 계곡에서 놀았다. 계곡 물이 맑고 시원해서 좋았다.


이번 캠핑에는 7개월된 푸들인 "코코"도 같이 갔다. 지금껏 캠핑을 다니면서 강아지를 데리고 다닌 적이 없었는데, 같이 캠핑을 가니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생전 처음 보는 계곡물에서 신이 난 강아지와 함께 아들내미가 뛰노는 걸 보니 즐거울수 밖에 없다.


아들내미가 만들어달라고 해서 얼렁뚱땅 만들어준 돌도끼. 아들내미보다 내가 더 신나서 만들었다. ㅎㅎ


저녁엔 늘 그렇듯이 더치오븐으로 등갈비 요리를 했다. 이번에는 약 1시간 정도를 요리해야 했는데, 맛은 역시나 끝나준다. 원래는 친절한 주인장님과 사모님께서 한 덩어리 드리려했으나, 순식간에 게눈 감추듯 뼈만 남아서 실패했다.



잘익은 고기를 갈비살에서 떼어 먹는 그 맛... 그야말로 최고다.​



메르스 때문에 캠핑장 손님이 적어서 본의아니게 전세 낸 것처럼 편하게 쉬고 올 수 있었다. 강아지를 데리고 캠핑을 할 수 있는 점과 글램핑 사이트가 잘 마련되어 있어서 우리 아들내미에게 큰 점수를 얻었다. 다음번에는 루프탑 사이트를 예약하라는 엄명을 받았다. 루프탑 사이트를 이용하면 대부분의 캠핑 장비는 안가져가도 되니 편하긴 하겠지만, 캠핑 기분이 날런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느낀 "토토큰바위캠프"의 평가>

1. 장점

- 캠핑장에 항상 음악이 흐른다. (심지어는 화장실 안에서도)

- 지금까지 가본 캠핑장의 샤워실 중에 최고이다.

- 주인장님이 무척 친절하시다

- 사이트 규모는 크지 않아도 신경써서 관리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 강아지를 데리고 갈 수 있다.

- 초보 캠퍼도 쉽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렌탈 시스템을 갖추었다.

2. 단점

- 멀긴 멀다

- 그늘이 적다 (해먹을 걸 나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