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캠핑 이야기 - 파머스 힐 캠핑장 (2015/05/01~05/03) #17

2015. 5. 3. 21:44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본격적인 캠핑 시즌을 앞두고, ​작년까지 자주 이용하던 "풀꽃나라 반디캠프"와 "메릴리 캠프"에 예약을 하려했으나 반디캠프는 3월에 있었던 사고 때문인지 카페 자체가 사라졌고, 메릴리 캠프에는 연락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부랴부랴 네이버 캠핑퍼스트 카페의 협력 캠핑장을 물색하게 되었고, 가평에 있는 "파머스 힐 캠핑장"에 2박 3일 예약해놓았다. 5월 1일에 아들내미는 학교가 쉬지만, 딸내미 학교는 쉬지 않는 관계로 늘 그랬듯이 아들내미와 둘이서 선발대로 출발을 하고, 집사람은 딸내미가 학교에서 돌아오는대로 따로 출발하기로 했다. 양평쪽 캠핑장이었다면 3~4시간이 걸리겠지만, 가평쪽은 생각보다 막히지 않아서 2시간 조금 넘어서 도착했다. 네비를 찍고 들어와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지만, 캠핑장 안내판이 거의 없어서 자칫 헤멜 수 있을 것 같다. 캠핑장 입구를 전동카트로 막아놓고 체크인을 한 다음에야 입장하게 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예약한 사이트는 A29였는데, 미리 사전에 알아보고 간 것인만큼 한쪽은 차량 2대를 주차하기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 넓은 공간은 타프를 중심으로 한쪽에는 텐트를, 다른 한쪽에는 화로대를 세팅했다. 간만에 캠핑을 가는 것이라 트렁크에 짐을 싣는 것이 쉽지 않았고, 뒷좌석에 이것저것 대충 쑤셔넣고 왔다. 점심시간에 도착했으니 서둘러 타프만 치고, 테이블과 캡틴체어만 세팅한 다음에 아들내미와 라면을 끓여먹었다. 허기를 채운 다음에는 본격적인 사이트 구축을 하여 한시간 반쯤 지나서 전체적인 정리가 끝났다.


예상대로 사이트 위치는 나쁘지 않았고, 이전에 다니던 캠핑장과 달리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이 많아서인지 애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쉽게도 우리 아이들은 낯선 곳에서 모르는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서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그림의 떡이었지만, 가족 단위 캠핑을 오는 캠퍼들에게는 충분한 매리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타프를 사용한지 3~4년이 되어서인지 기분상 타프가 예전처럼 팽팽하게 쳐지질 않는다. 내 실력이 줄은 것인지... 벌레를 끔찍이도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우리 아이들 때문에 타프용 모기장은 필수 아이템.



작년 캠핑 이후에 방치해놓았다가 다시 시즈닝을 대충한 더치 오븐. 다양한 더치 오븐 요리를 해보겠다는 의지는 어느새 희박해져서 요즘엔 가장 쉬운 등갈비 구이만 하고 있다. 좋은 등갈비를 구입해서 소금만 뿌리고 더치오븐으로 50분쯤 요리하면... 짜잔~ 맛있는 등갈비 구이가 완성!

이번 캠핑에서 마시려고 산 모스카토 다스티 화이트 와인 2종과 2종의 에일 4병. 그리고 아이스박스에는 기네스와 아사히 500ml 6캔쯤 들고 왔다. 뱃살 관리를 위해 맥주를 마시지 말아야 하는데... ㅠㅠ


알루미늄 호일도 까먹고 와서 그냥 시도한 등갈비 구이. 역시나 50분 정도 불만 잘 관리해주면 어렵지 않게 완성~!


한밤중엔 화로대에서 소시지를 구워서 안주로 삼아 와인을 마시면서, 간만의 힐링 타임을 가졌다.


모든 상념을 장작불에 태워서 날려버리는 이 기분...


역시 예상대로 아래쪽 사이트는 시끌벅적한 야시장 분위기였고...


우리 옆에 옆에 있는 사이트는 화려한(!?) 조명에 노래방 필 나게 되먹지 않은 노래를 불러대느라 시끄러웠다. 적당히 하다가 그치겠지 했더니, 11시가 넘어서도 시끄럽게 구는 통에 어이 상실. 캠핑장 관리자분께서는 특별히 통제하지 않고 전동카트만 타고 왔다갔다. 다른 사이트의 여자분이 보다보다 못해서 이젠 조용히 하자고 소릴지르니, 남자들은 꼬리를 내렸지만 일행 중 한 여자는 "우리가 뭘 어쨌길래?"라는 투로 계속 놀겠다는 투였다. 요즘엔 어딜가나 이런 진상들이 하나쯤은 있기에 신경쓰기도 싫지만, 그렇게 밤늦게 술마시고 노래 부르면서 놀고 싶으면 펜션을 가는게 더 낫지 않을까? 왜 캠핑장에 와서들 저러는지 원... 



다음날은 하루 종일 빈둥거리면서 아침, 점심, 저녁을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저녁때 술안주로 근위(닭똥집)을 구워먹으려 했는데, 아뿔싸... 예전에도 그랬지만 근위는 잘 익혀 먹어야 해서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게다가 마트에서 사온 싸구려 숯은 불이 잘 붙지도 않아서 애먹고... 결국 다 구워먹기는 했지만 다음번에는 다시는 안사오리라 다짐을 했다.

둘째날 저녁부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우리도 여러가지 대비를 했다. 방수 기능이라곤 하나도 없는 옛날텐트를 타프 안에다가 옮겨놓고, 더이상 필요없는 장비는 차에다가 미리 실어놓았다. 몇몇 사이트는 비가 오는 것 때문인지 철수해서 가버렸다. 정확히 오후 9시가 되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사전에 대비를 한 탓에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지만 뽀송뽀송하게 지낼 수 있었다. 비가 오더라도 남은 장작은 모두 태워버려야 했기에 타프 끝쪽에 화로대를 걸쳐놓고 빗소리를 들으면서 불놀이를 즐겼다. 야전침대에 누워 빗소리를 들으면서 가스랜턴불 아래서 라디오를 들으면서 웹서핑하는 기분도 나름 괜찮았다.



다음날 아침, 집사람과 아들내미가 교회에 가야해서 미리 출발하고 익숙한 솜씨로 우천 철수 작업을 진행했다. 예전과 차이가 있다면, 딸내미가 텐트에서 끝까지 뒹굴거리는 바람에 텐트를 막판에 철거해야 했다는 점뿐. 비에 젖은 타프만 김장용 비닐에 집어넣어 마무리를 한 다음 땀과 비에 젖는 옷을 벗고 샤워를 한다음 집으로 출발했다. 간만에 묵혀놓은 스트레스를 풀고 온 캠핑이라 좋았다. 반디캠프와 같이 자유로운 스타일의 캠핑을 선호하는지라, 다음에도 다시 파머스 힐 캠핑장에 오게 될지는 미지수이다.


<파머스 힐 캠핑장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

* 장점

- 관리가 잘되는 사이트와 시설물

- 친절한 사장님

- 간격에 여유가 있고 나름 넓직한 사이트 크기

- 아이들이 놀만한 시설이 많음

- 캠핑 장비 대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장비가 부족한 캠퍼들에게는 도움이 될 듯

* 단점

- 바로 옆이 무덤...

- 그늘이 부족함

- 길을 중심으로 좌우에 사이트를 배치하는 방식이다보니 밤중에 차소리, 발소리가 거슬린다.

- 에티켓 타임에 대한 통제가 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