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동차 이야기 - 말리부 1.5T 첫번째 장거리 주행

2017. 3. 25. 07:32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말리부 1.5T의 주행거리가 1,000km를 넘었으니, 슬슬 장거리 주행 테스트를 해볼 생각이었다. 부산이나 광주와 같은 지방 출장이 잦은 탓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장거리 주행시에는 이클래스를 많이 몰고 다녔는데, 과연 이번에 구입한 말리부 1.5T는 어느 정도 수준일지 무척 궁금했다.

​충주 휴게소의 셀프 주유소에서 가득 주유를 했다. 그때까지 주행 연비는 리터당 11.3km(트립 기준)이고, 실연비는 10km 후반쯤으로 계산된다. 시내 주행 위주로 하면 평균 리터당 10km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분명 나쁘지는 않은 수치인지 왠지 아주 만족스럽다고는 못하겠다.

​신차니까 아껴서 타기보다는 연비가 어느 정도 나오는지 체크하기 위해, 연비 주행 위주로 했다. 이럴때는 크루즈 컨트롤이 있는 것이 분명 장점이다. 예전 이클래스 동호회에서는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하는 것보다 직접 발컨트롤로 하는 것이 연비가 좋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장거리 주행시에는 아무래도 크루즈 컨트롤을 활용하는 것이 피로감을 줄이면서 평균적인 연비를 올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연비 운전을 하면서 충주휴게소에서 부산 토요코인 서면점까지 주행한 연비는 무려 리터당 17.3km (트립 컴퓨터 기준)이 나왔다. 이 정도면 훌륭하다~!

​토요코인 서면점의 주차장은 비수기의 평일이라서인지 차가 많지 않아서 좋았다. 늘 이용하는 단골 자리에 주차를 하고 나니, 확실히 차가 큰 편이라는게 느껴진다. 비좁은 주차 공간에서 차를 뺄때 차가 커서 적응이 안되기도 했다. 이클래스가 중형 사이즈였는데, 말리부는 그것보다 좀더 큰 편이다.

지하 2층 주차장을 전세낸 말리부. 뒷모습은 밋밋하면서 왠지 육중하고 엉덩이가 높은 편이다. 차츰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오랜만에 찾은 서면점이라, 해운대점과 달리 예전 침구 색깔이 반가웠다.

​첫날 일정을 마치고, 밀면 곱배기(5,500원)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단골집의 밀면 맛은 최고다. 만두도 같이 시켜서 먹고 싶었지만 음식 조절을 해야하는 입장이라 아쉽게도 밀면만 주문했다. 

​다음 날 아침 식사. 토요코인에서는 아침 식사로 카레라이스를 자주 내놓는다. 일본 고객이 많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카레라이스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부산 일정을 마치고, 김제로 향하는 길에 휴게소에서 찍은 말리부 전면 모습. "불만 많은 메기"라는 별명을 붙였지만, 어떻게 보면 괜찮게 보이고 어떻게 보면 별로 괜찮지 않게 보인다.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는 얼굴인 듯.

​충주->부산->김제까지 579km를 주행했는데 트립 컴퓨터상 연비는 리터당 17km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연료는 서울까지 올라갈 만큼이 남아 있다. 이 정도면 충분히 합격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클래스의 연료통이 워낙 크다보니 (75리터), 62리터 짜리 연료통을 가진 말리부가 불리하긴 하지만 그래도 더 좋은 연비 덕분에 이클래스에 근접한 주행거리를 확보해준다. 

​서울까지 와서 측정해보니 총 주행 거리는 812.5km, 트립 컴퓨터상 연비는 리터당 16.7km, 실제 주행 연비 (연료 풀투풀 측정방식)는 약 리터당 15.6km가 나왔다. 주유량이 51리터 니까 약 11리터가 남은 상황이니 약 100km를 더 주행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한번 주유로 최대 900km 정도는 주행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앞으로 몇번 더 테스트해봐야겠지만, 말리부 1.5T도 한번 주유로 서울-부산 왕복이 가능한 차량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평가를 한다면...

이클래스를 몰고 장거리 주행을 했을 때와 비교한다면, 약 70%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170~180 정도에서 한계가 느껴졌지만, 고속 안정성은 좋은 편이었고 가속력이나 핸들링은 나쁘지 않았다.

2008년에 구입했던 오피러스보다 훨씬 나은 것 같고, 장거리 출장시에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이클래스의 절반도 되지 않은 가격의 차량이, 이클래스의 70% 수준의 장거리 달리기 능력을 보여준다는 것은 굉장한 것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 정도면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말리부로 장거리를 달려보니, 요즘 나오는 소나타나 그랜저, K7을 타고 장거리 주행을 해보고 싶다.

요즘 나오는 현대기아차는 어떤 정도인지 정말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