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동차 이야기 - E200 CGI, 폭설을 뚫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2012. 12. 5. 22:15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지난 주에 파주 T스테이션에 들러서 E200 CGI의 신발을 갈아신겼다. 파주 처가집 창고에서 방치(보관)되던 윈터 타이어+엘레 휠 세트를 꺼내서 뒷자석에 싣고 파주 T스테이션으로 간 것이다. 이전에 타이어 교체할 때에는 맡겨놓고 작업 과정을 보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아무 생각없이 교체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차라리 쳐다보지 말걸 그랬다. 두 사람이 각각 2개의 타이어를 교체했는데 한 사람은 잘하는 것 같았는데, 다른 한 사람은 영 불안해보였던 것이다. 겨우겨우 윈터 타이어로 교체를 했는데, 여름용 타이어 중에 하나에 나사못이 박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며칠 전 집사람의 오피러스 타이터 하나도 나사못 때문에 떼웠는데, 이것도 동일하게 빵꾸가 나서 떼워야 했다.  교체한 윈터 타이어의 공기압을 확인했는지도 모르겠는데 벌써 차는 내려져서 내 앞으로 가져다 놓았다. -_-;;;


무려 한달이나 늦게 윈터 타이어로 교체를 한 것이어서 그나마 위안을 삼으며 여름용 타이어를 다시 창고에 쌓아 두었다. 그 동안 기온이 내려갈까, 갑자기 눈이 올까 전전긍긍하면서 운전하느라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폭설이 내린다는 기상 예보가 있었다.


본인이야 윈터 타이어를 장착한 상태라서 걱정 없이 차를 몰고 나왔다. 오전에 미리 예약해놓은 차량 정비를 끝내고 바로 부산으로 출발하려 했으나, 정비하는데 무려 4시간이 넘게 걸려서 결국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시간에 부랴부랴 출발을 하게 되었다.


고속도로에 들어 서기 전에 오르막 차선이 2개 정도 있었는데 일부 차량은 오르막을 올라가지 못해서 길 옆에 세워둔 것을 보았다. 다행히 지난 겨울에 이미 윈터타이어로 시내 눈길 주행 경험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하였다. 판교까지는 천천히, 서울 톨게이트까지는 조금 속도를 내서 갈 수 있었고, 영동 고속도로를 타니 차량은 적었지만 대부분의 차들이 천천히 주행하고 있었다. 


가급적 1차선이나 2차선을 주행하면서 눈길 운전 감각을 익히는데 주력했다. 엑셀을 급하게 밟으면 금방 차가 미끌어졌지만 완급조절을 잘하면 생각보다 어느 정도 주행이 가능했다. 문제는 차량들이 다니면서 만들어진 좌우로 높이 쌓인 눈들을 어쩔 수 없이 밟고 지나가야할 때였다. 이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 미끄러짐을 각오해야 했는데, 이 또한 침착하게 핸들을 조작해서 커버하는 법을 익혔다.


영동고속도로에서 주행 중에 윈터 타이어를 장착한 것으로 보이는 4륜구동 A7이 멋지게 눈길 드라이빙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 윈터타이어를 장착한 본인의 E200 CGI도 다른 차량들에 비해서 눈길 주행을 잘하는 편이었지만, 이 A7은 마치 일반 도로 주행을 하는 듯 여유있게 사라졌다. 전혀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아무리 폭설이 쏟아져도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좋은 장비를 사용하면서 어느 정도 훈련이 되어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워낙 긴장을 하면서 운전을 한 탓인지 피로감을 느껴서 서울에서 출발한지 거의 두시간 반만에 도착한 충주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충주 휴게소에 들러서 차량 상태를 보니, 눈길을 뚫고 왔다라는 느낌이 실감났다.



중부내륙고속도로에 들어서서는 차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1차선에서 정속으로 크루징을 했다. 당연히 규정 속도보다는 느린 속도로 주행했지만, 장시간 동안 긴장해서 눈길 운전 감각을 익히고 나니 조금 수월해진 느낌이었다. 그래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좋지 않은 전방 시야를 감안하여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며 운전을 했다. 평소 브레이크를 거의 밟지 않고 속도 조절을 하면서 운전하던 습관이 조금 도움이 되는 듯했다.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2건의 사고를 목격했는데, 첫번째는 3중 추돌이고 두번째는 2중 추돌 사고 인듯했다. 눈이 많이 와서 사고 수습이 쉽지 않을텐데, 큰 사고가 아니길 빌었다. 상주IC 정도까지 오자 눈발이 약해지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눈길이 끝나고 비에 젖은 도로가 나오자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서울-부산 사이에 중간 지점을 조금 넘긴 선산 휴게소에서 다시 한번 더 휴식을 취했다. 이제 남은 거리는 쉬지 않고 바로 부산까지 갈 생각이라  간단하게 떡볶이로 요기를 했다. 차량 상태는 앞 부분을 제외하고는 빗물 덕분에 정리가 된 것 같다. 이후부터는 빗길이라 정속 주행으로 크루징을 했고, 부산을 60km 정도 남긴 거리부터는 비 마저도 오지 않아서 문제 없이 올 수 있었다.


서울에서 상주까지 약 200km 동안 폭설을 뚫고 눈길 운전을 했고, 상주에서 칠서까지 약 150km 정도는 빗길 운전을 한 셈이다. 이번 장거리 눈길 운전을 하면서 느낀 것은....


겨울에는 전륜이든, 후륜이든 무조건 윈터 타이어 장착이 필수!!!!


라는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