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5. 23:13ㆍ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레니게이드가 출시된지 한달이 되었건만 아직까지 시승을 하지 못해서, 작정을 하고 지프/크라이슬러/피아트 청담점에 시승 예약을 하고 찾아갔다. 디젤 엔진뿐만 아니라 가솔린 엔진의 느낌이 궁금해서 둘다 시승하고자 했으나, 아쉽게도 가솔린 차량이 전시장에 전시되는 바람에 디젤 엔진만 시승이 가능했다. 강남쪽 매장들이 시승코스가 충분치 않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시승 코스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이라 마음에 들었다.
차량에 탑승하자마자 느낀 점은 사이즈에 비해 내부 공간이 좋은 편이라는 것이다. 박스형 디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장점을 그대로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역시나 시승 차량은 최고 사양을 가진 모델이었는데,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고급사양이 빠진 "론지튜드 2.0 AWD" 모델이다. 겨우 캠핑용이나 동계용으로 사용할 차량에 화려한 옵션 따위는 의미도 없고 가치도 없다. 아쉬운점이라면 시트는 무조건 블랙 색상만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외부 컬러를 아무리 예쁘게 선택하더라도 시트는 검정색 통일... -,.-
2.0 디젤 엔진은 초반 스타트가 상당히 굼뜨게 세팅되었다. 예전에 E클래스를 처음 샀을 때, E클 동호회에서 다들 반응이 국산차와 달리 굼뜨다고 난리가 났었는데 이것은 그것보다 심하다. 나름 이유가 있을테니 감안하고 타면 되겠지만 첫인상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속을 해야할 때 밟으면 무리 없이 치고 나가는 것을 보니 초반 세팅만 일부러 그렇게 한 것 같다. 전반적인 승차감은 적당한 하드함을 보여주었고, 뒷좌석 승차감 담당인 집사람도 대부분의 SUV보다는 덜 튀는 느낌이라고 의견을 주었다. 역시 박스형 스타일이라서인지 뒷좌석의 머리 공간에도 여유가 있는 것도 장점이다. (체로키 차량의 뒷좌석은 머리가 닿아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의외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좌우 사이드미러에 장착된 측후방 감지기였다. 측후방에 차량이 있으면 불이 들어오면서 삐삐 거리는데, 이것이 의외로 재미있다. 확실히 이런 장비가 장착되어 있다면 실수로 미처 보지 못하는 차량이 있을 경우에 사고를 방지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 시승 중간까지 네비가 꺼져있길래, 딜러분께 네비가 왜 꺼져 있냐고 물으니 어쩔수 없이 켜준다. 알고보니 레니게이드에 장착된 네비는 현지화된 모델이 아니라 원래 생산시에 장착된 네비였다. 아마도 국산 네비와는 기능에 차이가 있을 테니, 스마트폰 네비가 필수일 듯 하다.
지프 브랜드 답게 전방 유리가 거의 직각이고 사방의 시야가 탁 트여 있어서 운전이 쉽고, 브레이크 성능도 적당하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에 유턴시에 약간의 가속을 하면서 돌아보았는데, 생각보다 무리없이 돌아주어 (그렇다고 만족스럽게 돌았다는 것은 아니다) 괜찮았다. 전통적으로 미국 차량들은 이런 테스트를 하면 힘겨워한다. 시승을 마치고 나니 역시나 예상대로 전체적인 상품성이 좋은 차량이라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출시 초기에 가격 때문에 말들이 많았는데, 2천만원대면 산다, 미국보다 비싸다, 사면 호구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컴팩트 SUV 중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차량이라는 점이다. 비용에 대한 가치 평가는 저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단, 집사람은 차량의 모양이 "쏘울" 같다며 평가 절하를 해버리기는 했다.
시승을 마치고 다시 매장을 들어서다가 발견한, 랭글러 스포츠 2도어 가솔린 모델! 원래부터 랭글러를 좋아했고 예전에는 랭글러를 구입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동안 본의 아니게 계속 외도를 해왔었다. 레니게이드를 시승하고 나니 왠지 이 랭글러 2도어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제원상으로는 레니게이드와 큰 차이가 없을테지만 몇배의 무게감이나 박력이 느껴진다.
랭글러 2도어 - 전장 : 4,225, 전폭 : 1,880, 전고 : 1,840, 축거 : 2,425, 공차중량 : 1,920
레니게이드 - 전장 : 4,255, 전폭 : 1,805, 전고 : 1,695, 축거 : 2,570, 공차중량 : 1,630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료탱크 용향은 랭글러 2도어가 무려 70리터! 하지만 레니게이드는 48리터... 거기다가 랭글러 2도어는 아날로그 감성이 철철 넘치고, 수동 소프트탑이 장착되어 있다. 왜 자꾸 눈이 이 녀석으로 돌아가는지 원... 아무리도 우리는 "오리지널"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ㅠㅠ
그 동안의 여러 SUV들의 시승 결과를 정리한 개인적인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 지프 랭글러 스포츠 2도어(!??????????????)
2위 : 디스커버리 스포츠
3위 : 미니 컨트리맨
4위 : 레니게이드
5위 : 폭스바겐 티구안
등급외 : X1(구형), X3, GLK, 체로키
이제 남은 것은 이보크 신형이나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라는 볼보 XC90 정도이다.
과연 어떤 녀석을 선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