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 터치 사용자가 되다

2009. 8. 6. 15:38기타/맥북 사용기

업무 상이기는 하지만, 드디어 아이팟 터치 사용자가 되었다. 8GB짜리가 국내에서는 37만원대에 판매가 되고 있는데, 미국에서 25만원 정도에 구입해 온 것을 사용하고 있다. (10만원이 넘게 차이가 나는 것은 좀 지나친 것이 아닌지...) 내 돈을 주고 산다면...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무려 37만원씩이나 주고 사서 쓰기에는 약간 무리가 아닌가 싶다.

미국에서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원을 켜자마자 곧바로 우리나라에 맞게 환경이 설정이 되는 것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생각보다 얇고 가벼워서 좋았으나, 앞쪽 스크린 뿐만 아니라 뒤쪽 면까지 금방 손자국으로 범벅이 되는 것은 꽤나 거슬렸다. 보호 케이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지만, 체질상 뭔가를 덮어서 원래의 디자인을 해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다보니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맥북에는 기본적으로 iTunes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USB 케이블을 연결하자 마자 자동으로 인식되었다. 가장 먼저 AppStore를 이용하려고 했더니 우리나라 국적으로 만든 계정으로 접속하려면 신용 카드 등록을 해야해서, 미국 계정으로 새로 만들어서 접속을 했다. 약간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3개의 게임과 구글어스를 다운받아서 실행해 보았다. 역시 무료 게임은 단순하거나 조금만 하다보면 구입하라는 메시지가 뜨는 것이 번거로웠다. 구글어스는 생각보다 아이팟 터치의 특징을 잘 살린 듯 하다.

약 200여개의 mp3 파일을 iTunes를 이용해서 아이팟 터치에 넣어서 플레이해보았다. 동기화 시킬 때 조금 버벅거렸지만, 무사히 파일들을 넣을 수 있었다. 이럴 때는 그냥 USB 메모리처럼 인식해서 복사할 수 있는 게 편한 것 같다. 원하는 파일만 골라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동기화"를 해야하기 때문에 PC에 mp3 파일이 없을 경우에는 없는 파일들은 모두 삭제가 되어버리는 불편함이 생긴다. 음악 재생 능력에 대해서는 귀가 고급이 아닌 관계로 패스.

동영상을 테스트 하기 위해서, 동영상 인코더(Umile Encoder)를 이용하여 동영상과 자막을 아이팟 터치에 맞게 인코딩을 시켰다. 인코더가 Windows용이라 Vista 노트북에서 무려 1시간을 걸려서 인코딩을 하고 아이팟 터치에 옮기는 데에 또다시 이래저래 버벅거리다가 겨우겨우 동기화하는데 성공했다. (동기화가 끝났는데 아이팟 터치에서는 여전히 동기중이라고 나와서 강제 리셋을 시키니까 올린 동영상이 표시되었음)  동영상 재생 능력은 무난한 수준인듯.


전혀 예상치도 않게 마음에 든 기능은 바로 "유튜브"였다. 평소 PC에서 유튜브를 그다지 자주 이용하지 않았었는데, 아이팟 터치에서는 이것 저것 찾아보면서 동영상을 감상하는 재미가 나름 쏠쏠했다. 일반 동영상은 용량 때문에 (8GB든 16GB든 모자라긴 마찬가지일듯) 부담스럽지만, 유튜브는 무선랜만 잡히면 언제 어디서든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것저것 동시에 할 수 있는 PC 환경 보다 한가지 밖에 실행이 안되는 환경이다보니 집중이 더 잘되는 것도 도움이 되는 듯.

다만 아쉬운 점은 맥북이나 맥에어가 그렇듯, 네트워크 연결이 가끔 끊기는 문제가 아이팟 터치에서도 재현이 된다는 것이다. 웹서핑이나 메일 송수신 시에는 잘 느끼기 힘들지만, 유튜브와 같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다보면 네트워크 상태가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 끊기는 현상 때문에 짜증이 나는 편이다. (네트워크 상태가 안좋은 경우에는 더 심함)

또한, 하나의 아이팟 터치를 여러 PC에서 iTunes를 이용해서 동기화하는 것은 별로 추천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옥에 티이다. (사용법을 잘몰라서 그런것일지도) 모든 PC에 음악이나 동영상 파일 들이 똑같이 세팅되어 있을 수는 없는데도, iTunes는 그런 전제로 동기화를 동작시키는 것 같다. 맥북에서 올린 MP3 파일들이 Viast 노트북에서 동기화 하다가 날라가버리고, Vista 노트북에서 올린 동영상 파일이 맥북에서 동기화하다가 날라가버리는 식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날려버릴 만한 강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터치" 기능이 그 어떤 것보다 완벽하다는 것이다. 얼마전에 사용했었던 T옴니아도 그렇고, 주위에 아는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터치폰들을 사용해봐도 아이팟 터치 만큼 멋진 터치감을 주는 제품은 없는 듯하다. 제발 잃어버리기 쉬운 스타일러스 펜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Windows Mobile 스마트폰이 나오길 바란다.

게다가 게임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기울기 센서"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게임에서 민감한 부분인 "조작" 기능에 대해서 터치폰의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적절하게 커버해주는 기능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