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캠핑 이야기 - 더치오븐 시즈닝 및 로스트치킨 요리하기

2014. 3. 18. 20:49기타/내가 쓴 글들 (from yahoo blog)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더치오븐이 이렇게도 손이 많이 가는 장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저 웬지 폼이 나는 장비고, 이제는 캠핑 요리에도 도전해볼 시간이 된 것 같아서 아무 생각 없이 구입을 해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구입하고 나서 "더치오븐 시즈닝"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 부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신경써서 관리를 해야하는 것이었다니!

게다가 가장 기본적인 요리라는 "로스트치킨"도 충분한 사전 공부와 적지 않은 공수를 들여 재료 준비 및 손질을 해야했다.

아무튼, 시즈닝과 로스트치킨 요리법에 대해서 나름 공부를 하고 가장 마음에 드는 레퍼런스를 찾아서 참고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더치오븐 시즈닝은 파주 처가집의 넓은 마당에서 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아서, 토요일 아침에 딸내미를 홍대 앞 학원에 내려주고 파주로 달려갔다.

윈터타이어 교체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태라, 먼저 짐을 내려놓고 E클래스와 골프를 집사람과 나눠서 몰고 일산까지 가서 교체를 하고 왔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본격적인 더치오븐 시즈닝에 돌입했다.

베이킹 파우더와 철수세미로 박박 닦고, 올리브오일을 발라주면서 태워준 다음 양파 한개씩을 잘라서 볶아주었다. 이 과정을 세번 반복하고 나니 오후 4시 반쯤이 되었다.


 

집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장을 봐둔 야채와 과일들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놓았다. 참고한 포스팅들에서는 대부분 "적당한 크기"로 잘라야 한다던데 아직까지는 적당한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수없다.


 

이번에는 이전처럼 구입한 통나무 장작이 아닌 처가집 근처에서 모은 나무들을 이용하여 불을 지피기로 했다.


 

아들내미와 열심히 모아온 이 정도 분량의 나무는 생각보다 빨리 소모가 되었다. 확실히 구입한 통나무가 장시간 불을 지피기에는 좋은 듯하다.



지난 밤에 올리브유와 바베큐용 럽을 이용하여 미리 재워둔 1kg짜리 닭을 꺼내서 호일을 바닥에 깔고 가운데에 세팅했다. 가장 큰 12인치 더치오븐을 구입했는데도 닭 한마리가 겨우 들어가다니...


 

그리고 미리 잘라둔 과일과 채소를 더치오븐 가득 채운다. 아래쪽에는 익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감자와 고구마를 먼저 채우고 위쪽에 과일과 채소를 채웠다.



이번에는 차콜을  미리 구입해놓지 못해서, 뚜껑에 숯을 올려놓고 토치로 계속 불을 붙이면서 닭의 위쪽도 적당하게 익히려고 노력했다. 숯을 위에 놓고 불을 붙이려니 불이 잘 붙지 않아서 애를 먹었으나, 결과적으로는 괜찮은 결과를 만들었다.


 

2시간 쯤 지나서 뚜껑을 열어보니, 닭이 먹음직스럽게 익은 것 같았고 야채와 과일은 과하게 익은 듯했다. 그런데 딸내미가 학원에서 도착할때까지는 약 30분 정도가 더 기다려야 해서 약하게라도 불을 계속 지폈는데... 결국 닭을 제외한 나머지 야채와 과일은 모두 먹기엔 곤란한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나마 감자 정도가 먹을만했음 ㅠㅠ)



과일과 야채는 과도하게 익어버려 버리고, 잘 익은 닭 한마리만 건졌는데 다행히 맛이 있었는지 가족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양껏 먹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어서, 캠핑 시에 로스트치킨 하나만 믿어서는 안될 것 같다.

 

 

생전처음 다루는 장비이고, 요리에 문외한이다보니 거의 반나절을 소모하며 닭 한마리를 요리했지만 앞으로 꾸준히 반복해보다보면 과일과 야채도 살리면서 맛있는 로스트치킨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로스트치킨말고도 더치오븐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시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