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4. 21:55ㆍ스타트업 개발팀 빌더/상담
다음은 베트남 업체 중 한곳에서 한국 고객사로부터 받은 실제 피드백입니다. 아마도 베트남 업체나 베트남 개발자들과 협업을 해보았던 경험이 있는 일부 스타트업 관계자분들도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으실 수 있습니다.
- 계약서 기준
- 한국어를 못하면 팀웍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베트남 사람들은 업무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다. 자주 데일리 미팅에 늦거나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한다.
- 개인적인 아이디어를 팀 업무에 포함시키면 관리가 힘들다
- 프로젝트 베이스
- 프로젝트 진행에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한다. 항상 지원에 대한 추가 비용을 요구한다.
- 프로젝트가 종료되었을 때 충분한 문서를 받지 못한다.
일단 베트남 개발자는 물론 외국인 개발자를 개발팀에 고용하기로 결정을 했다면, 공식 언어는 영어로 맞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국어를 잘하는 직원들을 고용하는 베트남 업체들이 많기는 하지만, 실무를 수행하는 베트남 개발자까지 한국어를 잘할 것이라고 기대를 하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물론, 모든 직원이 한국인인 한국 회사에서 업무 언어를 영어로 통일하는 것은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한국인 개발자들 역시 영어를 실무 업무에서 사용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꽤나 어려운 도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의 비전과 비즈니스 목표, 개발 조직이 지향하는 목표 등에 맞춰서 "글로벌 개발팀"을 구성하는 것이 이익인지 아닌지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영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하는 글로벌 개발팀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것이 조직적인 측면이나 비즈니스 측면에서 훨씬 이익라고 한다면, 당연히 그만한 리스크를 감수할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개발팀 입장에서 글로벌한 팀으로 만들게 되면, 늘 마주치게 되는 "실력과 경력을 가진 경쟁력 있는 개발자를 합리적인 금액에 고용"하는 문제에 대한 대안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20년 넘게 한국 IT 업계에서 일해오면서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는 바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엄청나게 많은 인터뷰를 보았고, 엄청나게 많은 개발자들을 뽑아서 같이 일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저 같이 경험이 많은 사람도 운이 따르지 않으면 때로는 최선책을 선택하지 못하고 차선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적합치 않은 인력을 채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들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나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스타트업 CEO가 처음 개발 조직을 구성할 때는 정말로 "운"이 필요하고 운이 없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적절하지 않은 인력들로 개발팀을 구성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적지 않은 경우 비즈니스 타이밍을 놓치고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는 현재 아무리 좋은 팀웍을 가진 개발팀을 조직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기존 인력이 퇴사하고 새로운 인력이 그것을 대체해야하는 일이 수시로 벌어지기 때문에, 인력이 들어오고 나가더라도 항상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관리하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입니다.
또는 당장 급하게 개발자를 채용해야 하는데 아예 지원자조차 없어서 채용은 둘째치고 인터뷰 조차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어느 정도 경력이 필요한 업무임에도 신입 개발자들만 지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베트남 업체들과 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바로 "신속하게 양질의 개발 인력 확보"가 가능한 점이었습니다. 원하는 개발자의 스펙을 알려주면 일주일 이내에 후보자들의 이력서를 보내줘서 바로 인터뷰가 가능하고, 2주 이내에 개발팀 하나를 세팅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충분한 인터뷰를 통해서 마음에 드는 개발자들을 채용한 것은 물론입니다. 아쉽지만, 한국인 개발자로만 이렇게 진행하려고 하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베트남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일부 업체들은 일종의 trial 기간을 주어서 일을 시작하고 2주~4주 이내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최대한 빠르게 대체 인력을 확보해주기도 합니다. 즉, 글로벌 개발팀을 구성함으로써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검증된 개발자들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아주 큰 장점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업무 시간 엄수"나 "개인적인 아이디어" 부분은 비단 베트남 개발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독일에서 독일인은 물론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 개발자들과 일을 해보니, 국적에 상관없이 사람들의 성향은 비슷해서 가급적이면 좋은 팀웍을 이룰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항상 책임자들의 몫이라고 봅니다. 특히나 글로벌 개발팀을 운영할 때에는 외국인 개발자들에 대한 인종 차별적인 대우가 없도록 굉장히 신경써야 합니다. 외국인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것에 익숙치 않은 대부분의 한국인들의 경우에는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차별적인 언행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독일에서 처음 일할 때 이러한 부분 때문에 나름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고정 관념과 달리 외국인들이 제게 인종 차별을 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제가 의도치 않게 인종 차별적인 언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문화적인 차이를 존중하고 배려해주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은 글로벌 개발팀에 있어서는 가장 기본이고 중요합니다.
프로젝트 진행에 도움을 못받거나 추가 비용 요구, 프로젝트 종료 후 문서화 등의 문제는 충분히 여러 업체들을 만나보면서 계약 조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현재 베트남에는 개발 인력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당연히 업체마다 서비스 수준이 천차만별일 수 밖에 없고 나름 검증되고 믿을만한 업체를 찾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아무리 신중하게 검토하고 계약을 했다고 하더라도, 일은 해봐야 아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감수해야할 것입니다. 또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제대로 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진행 과정 역시 투명하고 충분한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제대로된 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조직에 아무리 좋은 무기를 쥐어준다하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상적인 협업이 가능하도록 양쪽에 적절한 컨설팅을 해주는 역할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