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겨울 25주년 콘서트 "25th ANNIVERSARY" Live

2013. 5. 13. 07:00기타/까칠한 나숑의 이야기

본인은 하루를 시작하면서 반드시 새로운 포스팅이 있는지 확인하는 블로그가 몇 군데 있다. 대부분 각 분야에서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분들의 블로그라서, 그 분들의 글을 구독하면서 새로운 정보와 다양한 간접 경험을 얻을 뿐만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알찬 인생을 살 수 있게하는 데 필요한 동기를 부여받고 행여 슬럼프에라도 빠졌을 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기도 한다. 얼마전에도 아침에 일어나서 늘 그렇듯이 화장실을 갈 때 습관적으로 아이폰을 들고 들어가서, 고등학교 동창인 까남의 조이라이브 블로그를 들어갔다. (까남은 주로 새벽에 포스팅을 하기때문에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서 읽기에 좋다. ㅋㅋ) 자신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후회 없이 살아가는 인생에 대한 포스팅을 읽다가 마지막에 봄여름가을겨울의 콘서트 소식을 들었다. 얼른 화장실에서 메일로 이벤트 신청을 했었는데, 지난 목요일에 친구로부터 기대하지 않았던 답장이 왔다. 서둘러 표를 예매하고, 집사람에게는 주말에 애들을 처가집에 맡길 수 있도록 연락해놓으라고 이야기 해놓았다.

http://joyrde.com/186816043

http://joyrde.com/186878108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애들을 1박 시킬 준비를 단단히 하고 파주 처가집으로 달려갔다. 장인어른의 골프에 하이패스를 장착하는 것과 블루투스 연결 때문에 이리 저리 살펴보았으나, 내 차처럼 대쉬보드 안에 전원을 연결하는 부분이 없어서 쓰기편한 Hi-1600 단말기를 사용하는 것이 어렵고 네비게이션 장착 모델이 아니면 블루투스 연결시키는 것도 안되는 것 같다. 애초에 이런 부분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다소 불편함은 감수해야할 듯 하다. 이번달 마지막주 일요일에 3년만에 "골프" 동호회에 복귀해서 필드에 나갈 예정이라 모처럼 골프옷과 신발 등을 쇼핑하러 신세계프리미엄아웃렛에 가는데 "골프"를 몰고 다녀왔다. 이전에 타시던 뉴EF 소나타보다 훨씬 좋은 연비 때문에 장인어른께서 대만족을 하고 계신다고 하는데, 30km 정도를 왕복하면서 주행해보니 탄탄한 주행 감각이나 시야가 높은 점도 확실히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듯하다.


토요일이라 막힐 것을 감안하여 오후 3시쯤 파주에서 서둘러 출발하였다. 자유로에서 내부순환로 진입하여 한참동안 정체를 겪었고, 충무아트홀을 2km 정도 남기고 부터 극심한 정체를 뚫고 가야했지만 다행히 공연 시작 1시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주차 공간에 여유가 많아서 나름 걱정했던 주차 문제는 쉽게 해결이 되었다. 게다가 3,000원짜리 주차권을 미리 구입하면 5시간까지 주차가 가능하다니 아주 훌륭하지 않은가.




공연 시작 20분전쯤에 입장하여 예약한 자리에 앉았는데,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표정까지는 보일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다음에는 무대 바로 앞쪽에서 공연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드디어 공연 시작 시간이 되자, 폭발적인 사운드와 현란한 무대 연출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정말 두시간 반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몰입도가 높은 훌륭한 공연이었고, 무대 위에 있는 분들의 열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연주와 노래였다. 본인의 경우, 신곡을 빼고는 다 아는 곡들이라 마음껏 즐길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집사람은 약간 다르게 느꼈을 수 있겠다. 가운데 열의 분들은 맨 앞쪽의 팬클럽인듯한 분들을 중심으로 수시로 일어나서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우리쪽 열은 그에 비하면 얌전하게 즐기는 편이었다. 후반부에 앞쪽 분들이 일어나는 바람에 잘 안보여서 어쩔수없이(!?) 나도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콘서트장에서 빵빵한 음향 시설을 통해서 제대로 음악을 즐기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은 없는 듯하다.


25년의 시간 동안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한결 같이 자신들의 길을 걸어온 그들의 공연을 보고 있자니, 겨우 15~16년 밖에 나의 길을 걸어오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어떤 부분에서는 지치거나 권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내 자신에 대해서 반성을 하고 재충전을 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내 안에 꼭꼭 숨어 있는 야성, 본성을 다시 일깨워서 열정의 불꽃을 다시 태워야겠다. 올해들어서 전체적인 흐름이 바뀌어 아직도 방향 설정을 못해서 허둥대고 있는 것 같지만, 그 방향마저도 이제는 빨리 결정해야할 듯하다. 김종진님의 애교스러운 포효로 이 훌륭한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그르르르릉~~~


장시간 공연을 하고 난 상황이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상황일텐데도 얼른 공연장 밖으로 달려 나와서 싸인을 하는 모습 또한 감동이었다. 지금까지는 그냥 노래만 좋아했었지만, 지금부터는 한사람의 팬이 될 것 같다. 이번에 책 한 박스를 주문할 때, 봄여름가을겨울의 음반들도 같이 주문해야겠다.



근처에서 저녁을 먹을까, 괜찮은 장소로 이동해서 저녁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일부러 "신당동 떡볶기"를 먹으러 올 일이 전혀 없기에 일부러라도 한번 먹어보자고 찾아갔다. 신당동 떡볶기 타운에서 가장 크고 줄이 길게 서있는 곳에서 줄을 서서 자리를 잡고 2인분을 주문했다.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선불" 방식인 점도 거슬렸지만, 떡볶이 떡은 초라한데 쓸데없는 것들만 잔뜩 집어넣어 볼륨만 키운 떡볶이 2인분은 참으로 한심한 맛이었다. (집에서 만들어먹는 떡볶이나 라볶기만도 못한... 쯧쯧) 개인적으로 다시는 찾지 않겠지만, 나름 인지도 있는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곳들이 이 정도의 퀄리티만으로 계속 버티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좀더 신경을 쓴다면 훨씬 더 좋은 맛집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지 않을까.




공연의 감동과 흥분을 이어가기 위해서 W호텔의 바로 달려갔으나, 그들만의 "파티"가 열려서 이용 불가라고 딱지를 맞고는 눈물을 흘리며 미사리의 한 카페로 갔다. 집사람은 오랜만에 블랙러시안 한잔을, 나는 달달한 아이스 카페모카 한잔을 마시며 (장인장모님께는 죄송하지만) 아이들을 맡겨놓아서 여유로운 밤을 마음껏 즐겼다. 


나는 멋진 공연을 관람만 했을 뿐인데, 목이 쉬고 손바닥이 얼얼한 이유는 뭘까.. ㅋ


공연 사진은 조이라이드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다.

http://joyrde.com/187052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