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아2와 아이폰 3Gs, 그리고 모토로이

2012. 11. 7. 15:51기타/까칠한 나숑의 이야기

필자는 스마트폰용 App을 개발하는 현업에 종사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최신 단말기란 단말기는 거의 모두 써보게 된다. 그러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최신형 단말기나 최고의 스펙을 가진 단말기라는 것이 그다지 땡기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최신형 단말기가 출시되면 열광하는 대부분의 사용자들과 달리, 필자 개인적으로는 3년 정도 써온 "옴니아2"와 2년 반정도 사용한 "아이폰 3Gs"를 여전히 들고 다닌다. 채 1년도 못채우고 사용하던 단말기를 최신형으로 바꾸는 사람들로써는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옴니아2는 주로 전화 통화나 문자를 보내고 받을 때 사용을 하는데, 요즘에는 터치 위치 보정이 안되어 정확하게 글자를 타이핑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얼마전부터는 전화번호부의 검색 버튼이 안눌려져서 찾고자 하는 연락처를 위아래로 스크롤하면서 찾고 있다. (스크롤 도중 어설프게 터치를 해서 원치않는 연락처가 선택되는 경우도 종종있다. 이때는 처음부터 다시 찾아야 한다) 단말기를 부팅한 다음 얼마 지나면 MMS 수신이 실패하는 문제가 있는데, 이 때에는 단말기를 리부팅해주고 다시 MMS를 열어보면 잘 수신이 된다. 근래에는 배터리 잔량 표시 기능에도 문제가 있어서 배터리가 거의 남지 않았는데도 많이 남은 것처럼 표시되다가 어느 순간 꺼져버리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물론, 리부팅을 해주면 좀더 정확한 배터리 잔량이 표시되기는 한다.


옴니아2도 WiFi 연결을 해서 웹 서핑이 가능하지만, 구입 초기에 몇번 사용하다가 이제는 더이상 시도조차하지 않는다. 그나마 기본으로 탑재된 간단한 게임이나 DMB 수신 기능은 심심풀이용으로 유용하게 쓰일때가 간혹 있다. 이 단말기를 가지고 Windows Mobile용 App을 2010년도 초반까지 4개 정도 개발을 했었는데, Windows용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유사한 개발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Windows용으로 만든 게임이나 프로그램을 포팅하는 것이 수월했었다. 그러나 요즘과 같은 "스마트폰"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PDA"스러운 단말기이기 때문에 사용에 있어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전화 통화/문자 송수신용으로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가지 좋은 점은 스팸 전화번호로 지정할 수 있는 개수가 몇십개에 불과했던 피처폰과 달리 옴니아2는 수백개를 스팸 전화번호로 지정해줄 수가 있어서, 메시지 필터링이 강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웬만한 스팸 메시지는 걸러지기 때문에 불필요한 메시지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적다. 문제는 스팸 번호 관리가 워낙 불편하게 되어 있어서 실수로 스팸 번호로 지정한 번호를 해제하려면 수백개의 번호를 스크롤해서 해당 번호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지난 3년 사이에 수도 없이 떨어뜨렸지만, 워낙 튼튼해서 아직까지 멀쩡한 상태라 더 이상 사용하기가 불가능할 때까지는 개인 전화/문자용으로 계속 쓸 생각이다.


반면, 아이폰 3Gs는 아직도 현역 개발용 단말기로 계속 사용하고 있다. iOS 6까지 업그레이드가 가능하지만, 개발용이기 때문에 무조건 최신 버전을 설치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는 iOS 5.01을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다. iPhone 4나 4s에 비해서 속도가 느려서 답답하기는 해도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필자는 이 단말을 가지고 2010년도부터 지금까지 수십종의 App을 개발해왔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럴 것으로 보인다. 이 단말기와 같은 시기부터 사용한 맥북 화이트도 최근에 OSX 최신 버전 (10.8)을 유료로 업그레이드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느리기는 해도 개발용으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옴니아2를 전화/문자 전용으로 사용하는 대신, 아이폰 3Gs는 이메일 확인, 웹 서핑, 일상에 필요한 App(하철이,오피넷,부동산114,네이버지도,올레네비,콜택시) 사용, 카메라, 지도, 트위터/페이스북,게임 등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고 있다.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아이폰 3Gs는 2년 정도는 더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긴 집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모토로이 (Android 2.0)도 2010년 초부터 지금까지 3년째 사용하고 있는데, 어플 설치 용량이 부족해서 꼭 필요한 것만 설치해서 사용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이나 음악 감상, 웹 서핑 등까지도 문제 없이 잘 쓰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단말기와 OS가 출시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무조건 최신/최고의 단말기를 쓰기위해서 쓸데없는 정력 낭비를 하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제품을 잘 골라서 알차게 사용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한다. 신형 단말기를 구입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이나 통신비만 아껴도 나를 위해서 더 좋은 일에 쓸 수 있는 돈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제조사나 이동통신사의 광고에 현혹되어 지갑을 여는 순간, 당신은 그들의 호갱님으로 전락될 뿐이다.